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CC는 결승전에 못 올라올 거에요.”
전주 KCC 허재 감독은 선수들을 혹독하게 다룬다. 독설은 물론이고 경기 중에도 옳게 움직이지 못한 선수에게 ‘레이저 눈빛’을 쏘기로 유명하다. 그런 그도 자식 앞에선 어쩔 수 없나 보다. 허 감독이 장남 허웅에게 제대로 한 방을 먹었다. 허웅은 연세대에서 뛰고 있다. 28일 개막되는 프로-아마 최강전서는 대진표 상 결승전에 가서야 부자 대결이 이뤄질 수 있다.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미디어데이가 열린 2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한 기자가 “감독님이 아들 웅이와 최강전서 만나면 30점을 줘도 된다고 하셨는데 아직도 그 말씀 유효하십니까”라고 재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허 감독은 “우린 결승까지 못 올라갈 것 같다”며 자학개그(?)를 했다.
이어 “만약 결승전서 쉽게 득점을 내주면 웅이의 실력 향상이 안 되기 때문에 수비를 해서 점수를 줄이겠다”라고 또 한번 웃음을 안겼다. 계속해서 “어떤 아버지가 아들을 못한다고 하겠냐.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경력에 비해선 괜찮다.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되리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또 한 차례 폭소탄이 터졌다. 허 감독이 한창 아들과 만날 수도 있는 결승전(?)에 대해 말을 하자 허웅은 재빨리 “KCC는 못 올라올 것 같고요. 저흰 대학의 패기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했다. 허 감독도 결국 아들의 독설에 졌다. 사회자가 “혹시 아들이 프로에 가면 지명할 용의가 있습니까?”라고 묻자 “제가 그때까지 감독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프로-아마 최강전이 아니라면 부자의 유쾌한 토크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허재 부자가 이번 대회서 만나지 못하더라도 혹시 나중에 프로에서 감독과 선수로 만나게 되면 분명히 농구 팬들에게 회자가 될 것 같다. 큰 소리를 친 허웅의 패기, 그리고 “정규시즌과 똑같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아버지 허 감독의 KCC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허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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