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에서의 1년. 박찬호에겐 짧지만 강렬한 기억이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는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박찬호는 은퇴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시즌이 끝나고도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박찬호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한화 선수들이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팀이라는 것은 성적에 대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 구성이 돼 있는데 팀에 큰 도움이 안 되서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들고 있다"고 한화에서의 1년을 되돌아봤다.
"시즌이 끝나고 선수들이 '내년에도 같이 하시죠', '형님 내년에도 함께 뜁시다'고 했고 한용덕 감독님이 "앞으로 충분히 몇 년 더 할 수 있으니 팬들을 생각하자"고 말씀해주셨다. 그런 것들이 나에게 심각하게 바로 결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게 했다"
박찬호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어 그는 한화 선수들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주장을 맡은 한상훈이 힘들 때마다 나에게 의지하고 조언을 얻으려고 노력했었는데 주장으로서 힘들어 했던 부분들이 기억이 난다"는 박찬호는 "김태균은 어려움 속에서 자기 역할을 해준 것을 보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최근에 긴 문장의 문자 메세지를 보냈다. 내가 한화에 남아 있어야 하는 이유와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팔이 빠질 때까지 후배들을 위해 던져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간절한 마음을 메세지를 통해 표현해줬는데 그것이 기억에 남는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 안승민을 꼽았다. 박찬호는 "안승민이 제일 기억이 난다. 많이 웃기고 웃음을 줬다. 나와 닮았다는 말에 기분 나빠 했다.(웃음) 어제(29일) 은퇴를 발표하고 나서 문자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제일 아쉬워 하는 것 같다"고 후배 선수와의 추억을 되새겼다.
"어린 선수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조언을 구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시즌 초부터 항상 이야기를 했던 것이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고 어려워 하지 마라'는 것이었다. 고참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소통이 이뤄져야 팀이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의미를 갖게 해준 것 같다"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 장성호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장성호는 올해 롯데로 트레이드됐지만 박찬호와 함께 한화 동료로 지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장성호가 남쪽 지방에서 6시간을 운전해서 왔다는데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다"는 게 박찬호의 말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