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내 부인이나 남편과 공개적으로 결혼하고 싶다는 말이 아닌가?"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허민 구단주가 KT의 김성근 감독 영입설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허민 구단주는 지난 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2 일구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허 구단주는 국내 최초의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를 창단해 젊은 선수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부여한 공을 인정받아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허 구단주는 대상을 받은 뒤 "기부를 한다고 해놓고 상을 받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개인이 아닌 팀에게 주는 상이라 생각해서 받기로 했다. 기부를 해서 행복했다"는 말로 대상 수상의 소감을 밝히는 동시에 독립 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쁨에 대해서도 전했다.
취재진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허 구단주는 진지하게 야구에 대한 생각과 김성근 감독, 너클볼, 고양 원더스 등 자신과 관련된 여러 가지 키워드에 관해 답했다. 그러다 최근 제 10구단 창단을 준비 중인 KT가 김성근 감독 영입을 노렸던 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
허 구단주는 "10구단 창단은 환영할 일이고, 우리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넓어지는 것이니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님과 나는 말하자면 결혼한 사이인데, 내 부인이나 남편과 공개적으로 결혼하고 싶다는 말이 아닌가.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감독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김성근 감독님과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이다. 동지라 말하고 싶다. 물론 또다른 정답도 있겠지만,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는 정답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허 구단주는 "처음과 같이 우리 야구는 김성근 감독님이 하신다. 우리 회사는 이렇게 경영한다. 최고를 불러서 전권을 준다. 게임도 마찬가지로 했다"는 말로 앞으로도 김 감독에게 전권을 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원더스로 1군 무대에 도전하지는 않겠다는 것도 밝혔다. 프로(1군)구단 구단주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허 구단주는 "일단 고양 원더스를 가지고 1군에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1군 도전은)아직 생각한 적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한편 KT가 보인 자세에는 불편함을 나타냈지만, 허 구단주는 계속해서 김 감독이 결정할 일이라는 말을 반복해, 김 감독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자세도 보였다.
[2012 일구대상을 수상한 허민 구단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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