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5926명을 감동의 물결에 몰아넣은 LG다.
창원 LG는 올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받지 못한 팀이었다. 사실 객관적인 전력이 강하다고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래도 KBL에서 잔뼈가 굵은 김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똘똘한 외국인 센터 로드 벤슨이 합류해 중, 상위권을 지킬 것이란 예상을 했을 정도였다. 국내 선수들은 이적생 김영환 정도를 제외하곤 경험이 많은 선수가 많지 않았다. 승부처에선 확실히 불안한 면이 있었다.
그런 LG에 김 감독의 선택은 3점슛이었다. LG는 이날 전까지 경기당 3점슛 7.85개를 성공해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일단 시도 자체가 많다. 21.4개를 시도했다. 사실 엄청난 수치다. 그런데 성공률도 36.7%로 1위다. 일단 과감하게 시도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 김 감독이 시즌 전부터 선수들에게 독려를 한 부분이었다.
14일 창원체육관. KT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3점슛을 던져줄 타이밍에 던져줘야 한다. 그래야 볼 흐름이 원활해진다”라고 했다. 실제 김 감독은 여름 전지훈련을 할 때도 3점슛을 던지는 데 주저하는 선수에겐 호통을 쳤다고 한다. 젊은 선수들이 부단히 3점슛을 연습했다. 사실 모든 지도자가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쉽지는 않다. 하지만, LG는 그것이 살길이었고, 더 절실했다.
지금 LG엔 3점슛을 시도할 수 있는 선수가 많다. 김영환은 38.7%의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그는 경기당 평균 2.8개의 3점슛을 성공했다. 이밖에 조상열, 정창영, 박래훈, 유병훈 등이 골고루 지원사격을 한다. 이날도 LG는 KT와 시종일관 시소게임을 했으나 경기의 물꼬를 튼 게 3쿼터 중반 김영환의 3점포였다.
3쿼터까진 18개의 3점슛을 시도해 5개만 들어간 LG. 4쿼터 들어 폭발했다. KT가 순간적으로 외곽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자 LG는 재빠른 패스워크와 스크린 플레이로 3점슛 찬스를 만들었다. 유병훈, 김영환, 박래훈, 정창영, 조상열, 백인선 등 3점슛 8개 시도 중 무려 6개를 넣었다. 시소 게임은 금세 15~20여점 차이로 벌어졌다.
더 놀라운 건 이날 LG는 이틀 전 고양에서 오리온스와 2차 연장전을 치렀다는 점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LG는 후반 들어 KT보다 오히려 공수전환 속도가 더 빨랐고, 더 부지런했다. 그러고 보니 이날 창원체육관에는 무려 5926명이 입장했다. 금요일이었지만, 평일이었는데 팬들의 환호가 대단했다. 김 감독은 “한명이 터지니까 나머지 선수들도 의욕이 살아났다. 외곽슛이 잘 들어갔다. 상대가 벤슨에 대한 더블 팀 의식을 하다 보니까 수비가 잘 안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창원체육관 5926명의 관중이 LG 3점슛에 매료됐다. 26개 시도 중 무려 11개를 넣었다. 관중들이 질러댄 함성에 LG가 기가 살아서 더욱 3점슛을 잘 집어넣었고, KT는 풀이 죽고 말았다. LG가 3점슛의 힘으로 드디어 5할 승률을 돌파했다.
[LG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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