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성민이는 상황을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네요.”
14일 창원체육관. LG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KT 전창진 감독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에이스 조성민이 발바닥 통증으로 걷지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결장한 조성민은 16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 출전도 불투명하다. 조성민은 발바닥 윗부분에 동전 모양만한 염증이 생겼다. 흔히 발바닥 부상을 논할 때 떠올리는 ‘족저근막염’과는 다른 케이스다.
농구 선수들에게 발목 부상은 사실 감기처럼 흔하다. 심하게 발목이 돌아갈 경우 결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살짝 접질린 경우라면 긴급치료를 한 뒤 다시 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분명 무리인 건 맞지만, 실제 각 팀들의 트레이너들과 팀 닥터들에게도 농구선수의 발목부상이 워낙 흔하다 보니 치료기술도 발달돼 있다.
▲ 농구선수들, 은근히 발바닥 부상 걸릴 확률 높다
발바닥 부상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발목 부상의 빈도보단 적지만, 최근 농구선수들 사이에서 발바닥 부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농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 수가 많은 프로 선수와 대학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좁은 코트를 전력으로 뛰어다녀야 하니 발바닥이 성할 리 없다.
발바닥 부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게 족저근막염이다. KGC인삼공사 오세근이 발목 안쪽 인대 손상으로 11월 6일 일본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족저근막염으로도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3일 모비스전 직전 만난 KGC 이상범 감독에 따르면 신인 김민욱도 족저근막염으로 당분간 뛸 수 없다. 이 감독은 “족저근막염 때문에 미치겠다”라고 할 정도였다.
족저근막은 사람의 발바닥을 볼 때 약간 패인 곳에 위치해 있다. 발바닥에 끈과 같은 구조로 발아치를 유지하고 발에 탄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오래 서있는 사람, 혹은 평발이나 아치가 높은 발을 갖고 있는 사람은 족저근막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스포츠 선수 중에선 러닝이 일상인 마라톤 선수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농구 선수들 역시 좁은 코트를 전력으로 질주하다 보니 발생 빈도가 타 스포츠 선수보다 높은 편이다.
▲ 족저근막염, 1년 쉬어야 하는데…
족저근막염에 걸리면 걸을 수가 없다. 농구선수에게 필요한 훈련이 불가능하다. 무조건 쉬어야 한다. 1년 정도 푹 쉬는 게 좋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가 어렵다. 국내 프로농구 팀 대부분은 선수층이 얇다. 발바닥 부상을 입었다고 해서 충분한 재활 시간을 주기가 어렵다. 전창진 감독은 “100% 회복되지 않았는데 다시 운동을 하면서 염증이 재발하는 게 문제”라고 했다.
한국농구의 뼈 아픈 현실이다. 몸이 아픈 선수가 아픈대로 참고 뛰거나 긴급 처방만을 한 뒤 경기 후 부상 부위에 아이싱을 하는 건 비일비재하다. 물론 치료 기술이 발달했다. 또 몸과 몸을 부딪치는 프로농구 선수가 몸을 사리는 건 잘못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조금이라도 아픈 선수는 쉬고 치료를 하는 게 맞다. 어지간한 부상이라면 참고 뛰는 게 미덕이요, 프로정신이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러닝이 기본인 농구선수가 발바닥 부상, 특히 족저근막염에 시달린다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이상범 감독은 오세근을 아예 올 시즌엔 기용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민욱도 당분간 코트에 투입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전창진 감독도 조성민의 복귀에 신중한 입장이다. 특히 이 감독은 오세근을 올 여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데려갔지만, 실질적으로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확실히 농구선수의 발바닥 부상을 쉽게 봐선 안될 것 같다. 감독들도 걷는 것 자체가 힘겨운 선수들을 코트에 투입할 수 없는 노릇이다. 족저근막염의 경우 사전 예방과 재발 방지가 가장 중요하다. 또 프로 팀들은 부상 선수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점검해봐야 한다.
[발바닥 부상이 있는 조성민(위),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했던 오세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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