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거미손’ 이운재(39)가 골키퍼 장갑을 벗는다.
이운재는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운재는 “지난 20년간 한 길을 걸어왔던 선수 생활을 정리한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해 은퇴 결정을 내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골키퍼 이운재가 장갑을 벗기로 결심한 시기는 올 시즌 도중 정해성 감독이 전남을 떠난 이후다. 그는 “결정은 최근에 했지만 정해성 감독님이 사퇴한 뒤에 마음이 요동쳤다. 하지만 전남의 강등을 막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 뒤에 은퇴나 향후 거취에 대해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골문을 지켜온 수문장답게 이운재는 담담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그는 “은퇴를 마음 먹고 일주일 동안 울었다. 은퇴할 때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눈물을 보이면 은퇴를 결정한 것이 더 아쉬워질 것 같았다. 지금도 꾹 참고 있다. 아마 집에가서 아내와 아이들을 안고 울지 모른다”며 애써 웃음을 보였다.
1995년 수원 블루윙즈 창단 멤버로 프로무대에 데뷔한 이운재는 이후 한국 최고의 골키퍼로 명성을 떨쳤다. 그는 K리그 통산 410경기에 출전해 4번의 K리그 우승과 3번의 FA컵 정상을 밟았다. 또한 4번의 월드컵 무대를 경험하며 한국 골키퍼로는 처음으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물론 좋은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7년 아시안컵 당시 음주파동에 휘말려 실망감을 안겼다. 이운재도 자신의 실수를 잊지 않았다. 그는 “축구선수로서 하지 말아야할 행동을 해서 저를 사랑한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은 죄송하다”며 또 한 번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은 계속됐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더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다”며 더 많은 노력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들은 명언 중에 노력이 기회를 만나면 운이 된다는 말이 있다. 요행이나 공짜를 바라지 않고 기회가 왔을 때 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운재는 향후 거취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수원 코치는 모든 지도자가 탐내는 자리다. 하지만 아직 수원 구단과 접촉하지 않았다”며 “분명한 건 축구로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운동장에 설 거란 사실이다. 빠른 시일 안에 결정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운재.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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