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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단막극은 그 시대의 트랜드에 맞춰 시청자들의 입맞에 맞춰 나온 드라마들과는 달리 배우와 작가, PD들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르다.
현재 지상파 3자 KBS, MBC, SBS 중 단막극이 정규편성 돼 방송중인 방송사는 KBS가 유일하다. KBS는 시즌1을 시작으로 단막극과 연작 시리즈를 교차로 편성하면서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통로가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주에 한번, 한시간가량 할애된 시간에 방송될 수 있는 단막극의 편에 그만큼 제한이 있다.
KBS가 단막극의 명맥을 이어 정규편성되고 있다고 하지만, 시간대도 아쉽기만 하다. 일요일 밤 11시 45분.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늦은 밤 단막극을 시청하기 위해 브라운관 앞에 있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단막극은 계속되고 있다. 늦은 시간탓에 단막극의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다. 4%대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6%대다.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막극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KBS 고영탁 드라마 국장은 "단막극에는 감독의 탄생과 작가의 탄생이라는 두가지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단막극은 TV 장르에서 감독의 작품이다. 일반 드라마는 작가의 색이 많이 들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단막극은 감독의 색이 진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또 새로운 작가가 탄생한다. 신인 작가에게 대작을 맡길순 없다. 단막극을 통해 가능성을 엿보는 것이다. 짧게는 KBS에 질 좋은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고, 결국 그것이 국내 드라마에 대한 투자인 셈이다"고 말했다.
KBS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단막극을 통해 배출한 PD와 작가들은 얼마나 될까. KBS에 따르면 현재 KBS에서 활동중인 작가는 이현주 작가('학교 2013' 집필중)를 비롯해 정현민, 손지혜(TV소설 '사랑아 사랑아') 등이 있다.
또 PD들은 '적도의 남자'를 연출한 김용수 PD,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김형석 PD, '각시탈'의 성식 PD, '공주의 남자'의 김정민 PD 등이 있다.
다들 쟁쟁한 실력을 갖춘 PD와 작가들이다. 이런 인재들도 결국 단막극을 통해 발굴되고 그 재능을 인정받은 것이다.
2012년 한해동안 KBS 드라마는 2000억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역대 사상 최고 수준인 이런 실적에 숨겨진 공로가 바로 단막극에 있다고 PD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단막극의 중요성을 아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KBS 드라마국 PD들은 "시간대가 좋지 않지만 다시보기 같은 경로로 봐준다면 고마운 일이다. 그런 시청자들은 단막극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드라마국 한 PD는 "단막극의 중요성을 말할때 가장 먼저 이야기 하는 것이 바로 신인들의 등용문이라는 것이다. 또 실험적인 작품을 할 수도 있고, 미니 시리즈에서는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풀 수 있다. 지난 16일에 마의 시청률이라고 부르는 5%대를 깨고 6%대를 기록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작품이 나올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많은 PD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막극은 그저 1회의 짧은 드라마가 아니다. 신인 연기자와 스태프, 신인 작가들의 등용문이자, 국내 드라마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씨앗같은 존재인 셈이다.
[마의 시청률 6%를 넘긴 '상권이', 11월 25일 방송된 '기적같은 기적' 스틸컷. 사진 = KBS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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