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우린 열정으로 하는 팀이니까 죽기 살기로 해야죠.”
서울 삼성. 22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를 치르기 전 11승 11패로 6위에 위치했다. 사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하위권으로 분류됐다. 김승현의 재활이 길어지면서 어두운 전망은 현실이 되는 듯 했으나 주변의 예상보다 잘 나간다. 최근 2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그 직전 SK를 잡아내는 등 5연승을 내달렸다.
우선 외국인선수들을 잘 뽑았다. 시즌 초반 브라이언 데이비스를 부산 KT에 보내고 받아온 대리언 타운스가 삼성 농구에 적응하고 있다. 그는 이날 전까지 15.2점 9.3리바운드로 준수한 활약 중이다. 또 무릎 부상으로 브랜든 보우만을 퇴출하고 데려온 오타디 블랭슨도 1년 공백을 딛고 최근 게임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김동광 감독의 귀띔이다.
이정석, 이시준이 허리와 무릎 부상에 신음하고 있지만, 박병우, 임동섭, 이관희 등이 예상 외로 잘 해줬다. 5연승 기간 동안 타운스의 안정적인 골밑 활약과 폭발적인 외곽포로 재미를 봤다. 이동준도 묵묵히 골밑에서 활약했다. 젊은 선수들의 신선한 활약에 안정적인 외국인선수 진용까지. 확실히 지난 시즌 패배의식에서 벗어나며 활기찬 농구를 했다.
한계는 있었다. 여전히 삼성은 세부적인 조직력과 젊은 선수들의 테크닉이 2% 부족하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한계점이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모든 경기를 상승 흐름, 일시적인 전략으로 메우기엔 쉽지가 않다. 김 감독은 “3라운드다. 체력적으로도 고비가 오는 시점이다. 또 기술적으로 농구를 하는 게 아니라 열정으로 하는 팀이다”라고 진단했다.
현재 삼성은 부상자가 많다. 이정석은 복귀했음에도 무릎이 여전히 좋지 않다. 3~4주 정도 얼굴을 못 볼 것 같다는 전망. 황진원, 이시준도 허리가 좋지 않다. 결국 가드진을 온전히 저연차 선수들이 이끌어야 한다. 김 감독은 “임동섭과 박병우, 최수현 모두 대학 때는 잘 뛰었다. 프로는 대학과 다르다. 프로에 걸맞은 책임감이 중요하다. 좀 더 기술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 선수들이 자꾸 뛰다 보면 경기력이 느는 시기가 찾아온다. 스스로 느껴야 한다. 개인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농구는 반복 훈련이다. 이상민 코치가 나와 똑같이 가드출신이니 많이 지적해준다. 슛은 김상식 코치가 밸런스를 많이 잡아준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어 “이동준도 아직 수비자 3초룰 폐지에 완벽하게 적응을 하지 못하고 나와서 슛을 쏘려고 한다. 타운스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했다.
가드들은 세부적인 태크닉이 부족한데다 베테랑들의 부상 공백으로 체력적 고비가 찾아왔다. 이동준과 타운스의 호흡도 아직 완전하지 않다. 또 김 감독은 블랭슨도 1년을 쉰 공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근본적으로는 시간이 걸릴 문제이고, 단기적으로는 김 감독의 적절한 선수 교체 등 용병술로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실책을 해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나오는 건 괜찮다. 또 다리 사이로 드리블을 하든, 비하인드 백 드리블을 하든 상관이 없지만, 그런 플레이를 하다가 실책을 하면 그냥 두고 볼 순 없다”라고 젊은 선수들에게 일침을 놨다. 그만큼 플레이의 내실을 키워야 삼성의 미래가 밝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베테랑 감독의 날카로운 눈매가 다르긴 달랐다. 지난 시즌 최하위 삼성은 올 시즌 분명 새로운 농구에 눈을 뜨고 있다. 22일 전자랜드전 패배로 3연패 수렁에 빠진 삼성, 그들은 지금 그 과정으로 가는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김동광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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