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 스프링캠프가 심상찮다.
프로야구 9개 구단이 대부분 종무식을 갖고 2012년 업무를 마감했다. 각 구단들은 1월 초 시무식을 갖고 2013년 업무를 개시한다. 선수들도 시무식 때 소집된다. 이후 1월 20일 전후로 해외에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대략 열흘 정도 국내에서 몸을 만든 뒤 곧바로 따뜻한 해외로 날아간다. 2013년 정규시즌 개막일은 3월 30일. 3월 초 시범경기가 개막한다고 보면 실질적으로 해외에서 담금질을 하는 시간은 한달 정도다.
확실히 예년에 비해 해외 전지훈련 기간이 짧아졌다. 9~10구단 체제 개막으로 이제 정규시즌 4월 개막은 어렵다. 더구나 내년 2월 11일에는 WBC 대표팀이 소집된다. 대표 선수들과 코칭스텝이 태극마크를 달고 대만에서 전지훈련을 갖고 3월 2일부터 대회에 나선다. 또한 최근엔 대부분 구단이 해외 전지훈련 출발 전 연봉 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들에게 비행기 티켓을 주지 않는 풍토가 형성되고 있다.
▲ 내년 스프링캠프, 양보단 질이다
각 구단의 해외 스프링캠프는 보통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차려지는데, 크게 두 군데 정도에서 열리는 편이다. 1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 기초 체력훈련 및 기술훈련을 한 뒤 장소를 옮겨서 2월 초부터 3월 초까지 실전 위주의 연습경기를 치른다. 장소를 바꾸면서 훈련의 효율성도 높이고 선수들의 지루함을 덜며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내년부터 시즌 개막이 1주일 가량 앞당겨지면서 자연스럽게 각 구단의 입국 시기도 빨라질 전망이다. 실전경기 기간이 줄어드는 셈이다. 또 WBC 대표선수들이 2월 11일부터 단체훈련을 시작하면 팀 실전 경기는 사실상 나설 수 없다. 각 구단의 모든 선수가 해외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훈련하는 시간은 1달도 채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 기간에 조직적인 수비, 작전 훈련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 마디로 내년 해외 전지훈련의 테마는 양보단 질이다. 혹시 모를 어수선한 분위기를 차단하고 훈련에만 집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각 구단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한 야구인은 “시즌 조기 개막, WBC로 각팀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 있다. 고참들이 중심을 잡아야 하고 훈련의 질이 중요하다”고 했다. 약간의 여유 혹은 방심도 허락되지 않는다.
최근 대부분 구단의 연봉협상 풍토가 바뀌었다. 기존엔 훈련은 훈련, 협상은 협상이었다. 이젠 연봉 협상을 완료하지 않은 선수를 해외로 데려가지 않는 구단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최근엔 디펜딩 챔피언 삼성도 이런 기류에 동참했다. 구단들이 이런 자세를 취하는 건 스프링캠프의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다.
삼성은 대표팀에 류중일 감독과 김한수 코치를 비롯해 무려 6명의 선수가 차출된다. 아무래도 중심 선수가 빠져나갈 경우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다른 팀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표팀 선수가 빠져나간 가운데 연봉 협상을 마치지 않은 선수가 해외에서도 구단과 협상을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가뜩이나 짧아진 전지훈련의 집중도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 입장에선 구단들의 이런 자세가 달갑지는 않다. 자칫 해외로 떠나기 전 협상을 마쳐야 한다는 걸 구단이 협상 전술로 활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의 특수성을 따진다면 선수 입장에서도 연봉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는 게 현명해 보인다. 괜히 구단과 선수가 얼굴을 붉힐 경우 훈련 분위기 조성에 좋을 게 없다.
해외 전지훈련은 구단들의 1년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이다. 여기서 각 팀들의 1년 전력 틀이 만들어진다. 또 그게 2013시즌 각 구단의 경기력으로 이어진다. 미묘한 연봉 협상 흐름, WBC 대표 차출, 빨라진 시즌 개막 등 훈련에 영향을 미칠 요인들에 대비하는 것이 구단과 선수들의 능력이다.
[스프링캠프 연습(위), 삼성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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