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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지금 현장은 모두 흥분상태예요"
배우 박세영이 출연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은 첫 회 이후 시청률 상승과 함께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회자되면서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 않아도 늘 웃음꽃이 피는 촬영장은 인기를 얻으면서 배우들뿐 아니라 스태프들까지 "모두 흥분 상태"라고 했다.
"시청률이 올라갈수록 현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어요. 마니아 층이 생겨나고 좋아해 주고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촬영장이 활력이 넘쳐요. 특히 감독님은 늘 웃고 계시고요. 굳이 단점을 찾자면, 사람들이 모두 흥분상태예요."
기쁠 수밖에 없다. 청춘드라마 '학교'의 다섯 번째 드라마라는 타이틀과 함께 '학교'를 연출했던 이민홍 감독까지 합세해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으니까. 거기에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학교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꼬집어내 학생과 학부모뿐 아니라 학창시절을 보냈던 전 세대의 시청자들까지 열광하기 시작했다.
"저도 대본을 보면서 놀랐어요. '설마, 말도 안 돼'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주위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연기하면서 깜짝, 깜짝 놀라요."
학교 문제를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는 '학교 2013'에서 박세영이 맡은 역할은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전교 1등 송하경이다. 성적과 수능에 목매는 전국 고등학교 수험생을 대변하는 역인데 실제 박세영은 예고 출신으로 송하경이 겪고 있는 입시 경쟁에 대해 "전혀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고 했다.
"제가 예고 출신이에요. 그래서 과목도 인문계랑 다르죠. 사회나 과학도 과목이 정말 많은데 저는 '사회', '과학', '수학1'만 배웠어요. 극 중 하경이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전교 1등인데 실제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서 인문계에 다니고 있는 주변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그런데 촬영장 시간표에 나와 있는 '사·문(사회문화)', '한·지(한국지리)' 같은 줄임말은 아직도 뭔지 모르겠어요."
"왕따는 진짜 화가 났어요"
인문계와 다른 과목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이나 왕따 문제 역시 박세영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 같았다. 특히 극 중 송하경이 겪었던 왕따 문제는 배우 박세영이 아니라 인간 박세영으로서 진심으로 화가 났었다.
"사실 (송)하경이는 그 전에도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제가 친구들을 무시하고 있는 편이었잖아요. 그런데 노골적으로 친구들과 반 아이들이 다 저에게 악의적으로 대하니까 정말 서럽고 화가 났어요. 예전에 화장실 신에서 친구들이 저에게 대놓고 화를 내고 무시하는 것도 참았고 괜찮았는데, 누군가에 의해 뜯긴 자물쇠와 젖은 책을 봤을 때는 정말 화가 났어요. 그때는 정말 진심으로 화를 내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송하경은 도도하고 차가운 여학생이다. 예쁜 외모로 툭툭 내뱉는 날카로운 말투와 눈빛은 함부로 다가가기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박세영은 늘 촬영장에서 "외로워요"라고 하소연했다.
"하경이는 친구가 없어요. 특히 교실에서는 제 주위에 앉은 친구들이 저를 견제하는 역이라 어떤 사건을 맞아도 제 리액션은 혼자 조용히 놀라거나 아니면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것 밖에 없어요. 다른 학생들은 주위 친구들과 눈빛 교환하면서 놀라는 리액션을 하는데 말이죠. 저는 강주(류효영)가 저를 쳐다봐주지 않으면 어떤 리액션도 할 수 없어요. 정말 외로워요."
'학교 2013'에 높았던 기대감 중 하나는 여타 다른 '학교' 시리즈 처럼 새로운 배우들의 발견에 대한 것이었다. '학교' 출신 배우 임수정이나 공유, 장혁의 뒤를 이어 이번 '학교 2013' 역시 스타 등용문이라는 '학교'의 전설을 지켜냈다.
'남순, 흥수앓이' 신드롬을 만들어 가고 있는 배우 이종석과 김우빈이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배우 곽정욱, 거기에 '춘드레곤' 배우 김영춘에 이어 이제 곧 등장할 다른 30여 명의 배우들까지. 박세영은 "다들 이제 유명해지지 않을까요?"라고 친구들을 자랑했다.
"감독님의 명령이 있었어요. 첫 촬영 일주일 전부터 '매일 방송국에 나와서 대본 리딩을 해라'라고 시키셨죠. 매일 4시간씩 모여서 대본 리딩을 했어요. 처음엔 감독님이랑 같이 시작한 리딩이 나중에는 수다의 장이 됐고 그렇게 주요 멤버 10명이 친해지고 나니까 나중에 2학년 2반이 모두 모였을 때도 그 분위기가 이어져서 35명 모두 빠르게 친해졌어요."
이뿐만이 아니다. 감독님의 배우 사랑은 대본에서도 드러난다. '학교 2013' 대본에는 다른 대본에서 흔히 보이는 조연1, 행인1 등 이름 없는 역이 없다. 승리고등학교 2학년 2반 35명의 이름이 대본 곳곳에 등장한다. '배우 하나하나 소중하다'는 감독님의 배려는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하는 신인배우부터 주연 박세영까지 감동시켰다.
"사실 극 중 김동석을 맡은 김동석이란 친구의 이름은 정준영이었어요. '슈퍼스타K4'의 그 정준영이요. 그런데 감독님이 '그냥 네 이름으로 가자'고 하더라고요. 드라마에 그대로 자기 이름이 나오면 빨리 각인될 수 있지 않느냐면서. 주요 몇 명을 제외하고 다 자기 이름이 극 중 이름이 됐어요. 김종현, 이이경, 김다니, 길은혜 등. 다들 대본 볼 때마다 감동이 밀려온대요."
"다들 흥수, 남순앓이 중이에요"
현재 누구보다 많은 분량을 소화하고 있는 배우는 학교 폭력을 보여주고 있는 고남순 역을 맡은 이종석과 박흥수 역을 맡은 김우빈. 이 두 사람의 갈등이 커질수록 드라마와 함께 두 사람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매일 현장에만 있어서 잘 느껴지지는 않지만 주변 얘기 들어보면 다들 흥수랑 남순앓이 중이라던데요. 현장에서 볼 땐 모르겠는데 TV에서 보면 제가 봐도 멋져요. 실제로 두 사람 모두 모델 출신이라 원래부터 친했어요. 흥수도 인정하던데요. '맞아, 난 남순이랑만 친하잖아'라고요. 실제로 흥수가 실제 촬영보다 3주 뒤에 합류했어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과 친해지는 시간이 좀 걸렸죠. 매일 붙어 있는 두 사람을 보면 살짝 질투나기도 해요. 그래도 뭐. 괜찮아요. 저한테는 강주가 있잖아요."
"사랑받았어요. 벅차게"
박세영은 이제 데뷔 1년차의 신인 배우지만 2012년 한 해 동안만 5개의 작품을 소화한 대세 여배우. 중간 투입 2번과 아역 1번, 그리고 만난 SBS 드라마 '신의'와 '학교 2013'까지.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는 말을 실감하는 중이란다. 특히 '신의'와 '학교 2013' 사이에는 정말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다고 했다.
"'신의'가 화요일 날 끝나고 바로 그 주 토요일부터 촬영에 들어갔어요. 중간에 포스터 촬영 등을 소화하다 보니 쉬는 날이 없었네요."
쉬는 날이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박세영은 싱글벙글 웃으며 "저는 참 인복이 많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첫 데뷔작 SBS '내일이 오면'에서는 주말드라마니까 가족 단위라 선생님도 많았고 분위기도 가족 같아서 제가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KBS 2TV '적도의 남자' 역시 주인공 아역으로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고, KBS 2TV '사랑비'에서는 제가 맡았던 미호가 워낙 자기 맘대로니까. 제 맘대로 했어요. SBS '신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에서 함께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게 좋은 작품을 만났고요. '학교 2013'은 말할 것도 없죠."
인터뷰 말미에 박세영은 작품에 들어가기 전 꼭 하는 일이 있다고 말했다. '좋은 사람 만나게 해주세요'라는 기도. '사람들을 많이 많났으면 좋겠다'에서 시작된 기도는 어느새 '좋은'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가 있어야 안심이 된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안 그랬어요. 모르는 사람 만나면 낯도 가리고 말도 못했었는데 연기를 시작하면서 사람 만나는 게 좋아졌어요. 이제까지 만났던 사람들이 다 좋은 분들이라 그런가? 저 보다도 주위 분들이 '넌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났구나'라고 말해주세요. 사실 제가 감독님과 선배님들께 도움을 많이 받고 있거든요. 벅차게. 그래서 지금 좋아해 주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사랑을 보답하려구요."
[박세영.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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