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올시즌 홈런왕의 홈런 개수 앞의 숫자를 '3'으로 볼 수 있을까.
지난 시즌 프로야구는 홈런 가뭄에 시달렸다. 532경기에서 615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1.16개다. 이는 2011년 1.45개, 2010년 1.86개에 비해 훨씬 낮아진 수치다. 문제는 이러한 경향이 올시즌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전반적인 홈런이 줄어든다는 것은 홈런왕의 홈런 수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리그 전반적으로 홈런이 줄어드는 분위기에서 한 선수만 다른 선수들과 궤를 달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는 그동안의 추이를 보더라도 다르지 않다.
▲ 점점 낮아지는 홈런 수치, 9구단 체제로 정점 찍나
경기당 1.86개 홈런이 터진 2010년에는 이대호(오릭스·당시 롯데)가 44개의 홈런을 때리며 홈런왕에 올랐다. 최진행(한화)이 32개로 뒤를 이었으며 20개 이상 홈런을 때린 선수도 15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1년에는 홈런왕 최형우(삼성)가 30개로 턱걸이한 가운데 20개 이상 홈런을 때린 선수도 4명 뿐이었다. 이는 지난 시즌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홈런왕 박병호만 30개를 넘겼을 뿐이다. 이대호가 빠지기는 했지만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등 해외 복귀파가 복귀했음에도 20개 이상 홈런을 때린 선수는 5명에 그쳤다.
올시즌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급격히 타고투저 흐름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2006년 이후 7년만의 30홈런 미만 탄생도 예상된다. 타자들에게는 악조건이 넘쳐나기 때문. 프로야구에는 2006년 이대호가 26개 홈런으로 홈런왕에 오른 이후 매해 홈런왕이 30개를 넘겼다.
무엇보다 팀당 경기수가 줄어든다. 프로야구는 2007년부터 한 시즌에 팀당 133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팀당 128경기를 치른다. 경기수가 줄어들면서 개인 홈런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
구단당 휴식일이 늘어나며 각 팀 수준급 투수가 나오는 경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한 이유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타자들의 타격 성적도 떨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이 모든 것들이 9개 구단 체제로 생기는 영향이다.
이 밖에 각 구단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 쿼터를 모두 투수로 채웠다. 여기에 지난해와 달리 모든 선수들이 선발 요원들이기에 홈런 타자들은 마운드 위에 있는 투수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각 구단도 기동력에 초점을 맞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거포의 상징'인 30홈런을 때리며 홈런왕에 오를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 만약 30홈런을 때리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선수 선수 개인의 능력 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의 환경도 커다란 원인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0개 이상 홈런왕 명맥을 이은 넥센 박병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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