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현실로 만든다면 그 순간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지난해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한 시즌이었다. 전 경기에 4번 타자로 출장해 홈런왕(31개), 타점왕(105점)에 올랐으며 시즌 종료 후에는 정규시즌 MVP,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자연스레 연봉 대박(6200만원→ 2억 2000만원)도 따라왔다.
이제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으로 거듭난 박병호이기에 올시즌 성적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특히 '거포' 박병호를 상징하는 홈런을 올시즌에는 몇 개나 때릴지는 가장 큰 흥미거리다.
지난해 박병호는 31개 홈런을 때렸다. 4~5경기당 1개 홈런포를 날렸다. 덕분에 최정(SK·26개)과 강정호(넥센·25개)를 여유있게 제치고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를 수 있었다. 4월 4개 홈런을 때린 박병호는 5월 7개, 6월 5개를 추가하다가 7월들어 2개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이내 8월 6개, 9월 7개를 보태며 홈런왕과 함께 30홈런 고지도 올랐다.
올시즌에는 지난 시즌과 같은 홈런수를 기록하면 금상첨화다. 만약 30홈런을 넘기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홈런왕에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리그 전반적인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 9개 구단 체제가 되며 팀당 경기수는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줄었으며 휴식일이 늘어 각 팀 수준급 투수가 나오는 경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병호가 2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한다면 프로야구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동안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단 4명 밖에 없었다. SK 이만수 감독(1983~1985년)를 시작으로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1988~1989년), 장종훈 코치(1990~1992년), 삼성 이승엽(2001~2003년)만이 이를 이뤘다.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 조차도 2년 연속 홈런왕은 실패했다.
박병호의 2년 연속 홈런왕 도전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그 전반적인 요소 외에도 박병호에 대한 상대팀의 견제 역시 더욱 심해질 것이 자명하다. 여기에 지난해 부진했던 거포들이 부활할 경우 박병호에게는 큰 부담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긴 인고의 세월을 거친 선수이기에 야구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또한 누구보다 노력파인 그이기에 스프링캠프를 잘 소화한다면 역대 5번째 2년 연속 홈런왕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 역대 프로야구 2년 연속 홈런왕 리스트
이만수(당시 삼성) 1983년(27개)-1984년(23개)-1985년(22개·공동)
김성한(당시 해태) 1988년(30개)-1989년(26개)
장종훈(당시 빙그레) 1990년(28개)-1991년(35개)-1992년(41개)
이승엽(삼성) 2001년(39개)-2002년(47개)-2003년(56개)
[넥센 박병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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