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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에게나 돌아가는 병역의 의무. 예비역 병장들은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얘기가 있다. 바로 군대 이야기와 축구 얘기다. 여기에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를 한다면 여성들은 혀를 내 두른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그런데 이런 군대의 에피소드를 담은 한 개그 코너가 인기를 얻더니 급기야 한 프로그램으로 편성 되기에 이른다. 바로 케이블 채널 tvN ‘푸른거탑’의 이야기다.
‘푸른거탑’은 ‘남녀탐구생활’로 유명한 ‘롤러코스터’의 한 코너로 시작됐다. 드라마 ‘하얀거탑’을 연상케 하는 이 코너는 다소 작위적이고 고전적인 설정으로 요즘의 감각있고, 센스 넘치는 개그 코너와는 궤를 달리했다.
내용도 뻔하다. 군대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풀어나간다. 군필자라면 한번쯤 겪었을 법한 상황을 풀어 나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른거탑’은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23일 첫 방송은 평균시청률 1.70%, 최고시청률 2.11%를 기록(AGB닐슨, 케이블 가입가구 기준, tvN과 XTM 시청률 합산치)를 기록했다. XTM의 경우 채널 시청률 자체가 높지 않아 tvN 한 채널의 기준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 ‘푸른거탑’은 군대를 다녀온 남성 시청자는 물론이고, 군대를 알리 없는 여성 시청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톱개그맨이 나오는 것도, 요즘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주로 쓰는 톱스타의 게스트 출연은 아예 없다.
그렇다면 ‘푸른거탑’의 이상한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첫 군대 에피소드를 그대로 풀어가는 돌직구 같은 위력을 가진 첫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물론 지금까지 수 많은 개그 코너에서 군대가 회자됐다. 하지만 이 모든 개그 프로그램은 군대의설정만 가진 슬랩스틱 개그의 성향이 강했다. 군대 상하관계에서 오는 캐릭터의 힘으로 대다수 코너가 승부를 걸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했던 ‘그런거야’를 비롯해 KBS 2TV ‘개그콘서트’의 ‘동작그만’은 모두 군대라는 ‘배경’만 가진 캐릭터들의 이야기 였다.
하지만 ‘푸른거탑’은 ‘롤러코스터’ 코너시절부터 훈련 복귀 중 낙오, 어리바리한 이등병의 실수담 등 병영생활에서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담았다. 말년병장 역할의 최종훈, 호랑이 병장 김재우, 사이코 상병 김호창, 어리바리 신병 이용주라는 제작진의 친절한 설명은 그야말로 상황에 대처하는 캐릭터의 배경으로 녹아든다.
공감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남성 시청자들은 “나도 저랬지”, “어 쟤는 왜 저래?” 라면서, 여성 시청자들은 “군대에서는 저런 일이 있어?”라면서 각자 방법은 다르지만 ‘푸른거탑’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상황에 집중할 수 있는 ‘푸른거탑’의 장점은 소재거리의 무궁무진함이다. 남자들은 술자리에서 군대 이야기로 밤을 샐 수도 있다고 한다. 캐릭터에만 집중하는 작위성의 지루함에서 또한 자유롭다. 이런 군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김기호 작가의 센스 또한 ‘두돈반’ 혹은 ‘60트럭’으로 불리는 K511 차량을 도입해 ‘탑기어’와 결합한 ‘군대기어’에서 보듯 신들린 글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푸른거탑’은 군을 소재로 한 방송 중 가장 성공한 사례라 볼 수 있다.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까지 방송에 담아도 성공할 기세다.
[푸른거탑. 사진 = tvN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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