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제 2의 박재홍은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호타준족의 상징' 박재홍이 은퇴를 선언했다. 박재홍은 24일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을 접고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25일 오후 서울 마포가든호텔에서 은퇴기자회견을 갖는다.
박재홍은 지난 시즌 종료 후 SK의 은퇴 제안을 뿌리치고 현역 생활 의지를 보였지만 프로야구 선수협회 회장직에 발목이 잡히며 은퇴를 하게 됐다. 프로 통산 1797경기 타율 .284 300홈런 1081타점 1012득점 267도루.
▲ 30-30만 세 차례, 호타준족의 상징 박재홍
광주일고-연세대를 졸업하고 1996년 현대에 입단한 박재홍은 호타준족의 상징이었다. 등장부터 강렬했다. 박재홍은 데뷔 첫 해 126경기 전경기에 출장해 타율 .295 30홈런 108타점 36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뿐만 아니다. 그가 기록한 30(홈런)-30(도루)은 프로야구 역사상 첫 기록이다. 이전까지 20-20은 몇 차례 있었지만 한 시즌 안에 30홈런과 30도루를 모두 넘긴 선수는 박재홍이 처음이다. 그 해 프로야구에서 30홈런을 넘긴 선수 역시 박재홍이 유일했다.
이후에도 박재홍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1997년 27홈런-22도루, 1998년 30홈런-43도루, 2000년 31홈런-32도루를 기록했다. 박재홍은 20-20까지는 아니지만 30대 중반으로 접어들던 2005년과 2006년에도 각각 18홈런 22도루를 기록하며 변치않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박재홍은 통산 홈런수에서 7위, 도루수에서 10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200홈런 200도루를 넘긴 선수 역시 박재홍이 유일하다.
▲ 2000년 박재홍 끝으로 명맥 끊긴 30-30, 그 다음은?
박재홍은 아마추어 시절 '리틀쿠바'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마추어 야구 최강자였던 쿠바 선수들처럼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장타력을 선보이는 등 야구를 잘한다는 의미였다.
그렇지만 '리틀쿠바'란 별명만으로 그를 설명할 수는 없다. 박재홍의 특별함은 그 이상이었다. 박재홍처럼 야구를 잘하는 선수는 가끔씩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양립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장타력과 빠른 발을 모두 정상급으로 갖춘 선수는 흔치 않다.
기록만 보더라도 그대로 드러난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나온 7차례의 30-30 중 3차례가 그의 몫이다. 또한 2번 이상 기록한 선수 역시 박재홍 뿐이다. 또한 30-30을 기록한 5명 중 3명은 타고투저의 절정이던 1999년(이병규, 홍현우, 제이 데이비스)에 기록했다.
이제 관심사는 제 2의 박재홍이 언제쯤 나올 수 있느냐 하는 것. 20-20의 경우에는 지난해 3명(박병호, 최정, 강정호)이 달성하는 등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30-30은 2000년 박재홍을 끝으로 명맥이 끊겼다.
지난해 20-20을 거둔 선수들은 20대 중반 선수이기에 30-30 가능성 또한 갖고 있다. 하지만 박병호와 최정, 강정호 모두 30홈런은 때릴 수 있지만 30도루에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주력이 보통 이상이기는 하지만 최상급은 아니기 때문. 만에 하나 한다고 하더라도 3번씩이나 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여기에 30-30이 나오기 쉽지 않은 환경이기도 하다.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의 경우 부상 위험이 높은 도루 시도 횟수 자체가 많지 않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30홈런과 30도루를 함께 할 수 있는 선수는 박재홍 이전에는 없었고 이후에도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렇듯 프로야구에 커다란 흔적을 남긴 또 한 명의 선수가 세월의 흐름 속에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지고 있다.
[전격 은퇴를 선언한 박재홍.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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