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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개그맨 김기리는 요즘 그야말로 대세다.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생활의 발견'에서 식당이나 커피숍 종업원으로 등장하더니 어느덧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냈다. '불편한 진실'에서는 개그우먼 김지민과 손발이 오글거리는 드라마나 영화 속 커플로 등장, 이제는 없어서는 안된 존재에 올랐다.
여기에 '2012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까지 거머 쥐었다. 동료 개그맨 서태훈은 "네가 죽으면 내가 신인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견제해야 할 대상 1호에 올랐다. 김기리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것이 현재 김기리의 상황이다.
▲ 신인상 수상 후 느껴지는 압박과 부담
모르는 이들은 김기리의 인기에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깜짝 스타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모르는 소리. 2010년 데뷔해 어느덧 4년차 개그맨이다. 현재까지 4년째 꾸준히 한길을 걷고 있고, 그 결실이 3년째 되던 해 2012년 일어났을 뿐이다.
"인기나 수상 후광 등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요. 처음 KBS에 입사 했을때, 김병만 선배님이 '2년안에 뭐가 안되면 힘들더라'고 말하셨어요. 2년안에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했는데 쉬운일이 아니더라고요. 1~2년차때는 신인상 후보라도, 3년차가 됐을때 상을 굳이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스트레스 많이 받았죠."
상을 포기하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고, 개그에 집중할 수 있었다. 상에 대한 욕심을 버린 그 시기에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 누구도 '생활의 발견'에서 김기리의 존재감이 이렇게까지 커질줄은 몰랐다. '김기리'라는 이름 석자보다 '대세'라는 한 단어로 더 많이 불릴 정도다.
"대세는 아닌것 같아요. 대세는 무슨 대세에요. 제가 평범하게 생겨서 그런지 사람들이 잘 못알아 봐요. 방송국 근처나 일정이 있어서 가면 모를까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도 알아보면 좋아해주는 것을 보고 인기가 높아졌구나 싶어요. 대세보다는 유망주나 기대주로 불러주세요."
신인상을 수상했다.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인 셈이다. 당연히 부담감이 존재했다. 이제부터는 진짜 무엇인가를 보여줘야할 시기가 온 것이다.
"신인상 수상 후 두려움과 압박감이 있어요. 신인상도 받았는데 얼토당토 않은 것을 하면 안되잖아요. 앞으로 보여줘야 할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죠. 개그맨 지망생 시절, 시간이 지나감에따라 성장하는 것이 보여서 여기까지 올수 있었어요. 그렇게 꾸준히 노력 해야죠."
▲ 우리들의 연습실, 웃음이 넘치는 곳
개그맨은 언제나 아이템, 소재에 대한 압박감을 지니고 있다. 남들에게 웃음을 줘야함과 동시에 그 웃음으로 인해 자신은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러니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김기리는 달랐다, "그래도 가장 즐거운 곳이 개그맨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고 말했다.
"아이디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끝도 없어요. 하지만 웃음이 가장 많은 곳이라는 것을 확실해요. 모두 웃기려는 집단이잖아요. 잘 안웃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언제는 웃음을 달고 살아요. 워낙 재밌는 일들이 많은 곳이니까요."
웃음이 많은 곳은 분명 좋은 곳이지만 난감한 상황도 있다. 선배들에게 혼나는 상황에서 웃음이 터지면 큰일이니 말이다. 당연히 김기리도 그런 상황을 겪어 봤다. 이럴땐 웃음을 참는 법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선배들에게 혼날때 여러가지 상황이 있어요. 물론 SNS를 통해 올리는 사진들은 설정이지만, 실제로 분장을 한채 혼내기도, 혼나기도 하죠. 한번은 '개그콘서트' 녹화가 끝나고 혼난 적이 있어요. '개콘'은 녹화가 끝나면 오디오를 맞추기 위해 녹화해 둔 음성을 여러번 돌리거든요. 혼나고 있는데 계속 제 목소리가 나오는거에요. 웃긴데 웃으면 안되잖아요. 혼내는 선배도 웃음을 참으려고 애쓰고 있더라고요."
인터뷰 말미에 김기리에게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스케줄로 실감하지는 못한다. 예전보다 회의가 많아진것 같다. 스케줄이 있어도 가지 못할 정도랄까? 아이템 검사를 받고, 통과가 안될수도 있는데 다른 행사를 갈 순 없지 않느냐"며 개그맨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는 답을 들려줬다.
이와 함께 동료 개그맨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 한해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신보라, 김영희, 송영길정도 빼고는 많은 인기를 얻은 동료가 없는것 같아요. 그래도 많은 편이긴 하죠. 제가 좀 덜 돋보여도 모두 함께 하고 싶어요."
[개그맨 김기리. 사진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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