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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반듯한 외모를 갖고 있지만 늘 주눅이 들어 있는 표정을 가진 김민기. '신데렐라'라는 별명처럼 10시만 되면 대기하고 있던 엄마 차에 쪼르르 올라탄다.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 속 배우 최창엽이 맡은 김민기는 사실 찌질해 보였다.
"저도 찌질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드라마 초반에는 문제만 있으면 선생님께 달려가 이르기도 했죠. 그런데 그런 부분까지도 좋아해 주는 사람이 계시던데요. 이게 '학교' 시리즈의 매력인 것 같아요."
배두나, 장혁, 공유, 임수정, 조인성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던 '학교'는 시즌 5 '학교 2013'에서도 많은 배우를 인기 대열에 올려놓았는데 신인 배우 최창엽, 그 역시 이름을 알린 운 좋은 연기자다.
"김민기의 자살시도, 가볍게 보지 말았으면 해요"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 13회, 김민기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옥상에 올랐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거야"라는 엄마의 압박이 그를 억눌렀고 민기는 결국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학교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 난간에 올라서서 한참을 망설이던 민기는 자신의 가방을 떨어트렸다.
"두려웠어요. 민기가 정말 자살을 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연기하면서도 앞이 깜깜했죠. 그런데 민기가 자신 대신에 가방을 떨어트려요. 그리고 얘기하죠. '너무 무거워서 던졌어요. 금방 떨어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한참 걸리네요'라고. 가방이 민기였고, 민기가 그 가방이었어요. 자신 대신에 가방을 떨어트린 거죠."
김민기 역을 맡은 배우 최창엽은 이 신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사람들이 민기의 자살 시도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혹시 민기 같은 학생들이 이 장면을 보고 '나도 저러면...'이라고 생각을 할까 봐 두려워요. 저도 12회 엔딩신에서 (민기, 힘든 발걸음으로 계단을 오른다)라는 지문을 봤을 때 심장이 덜컹했어요. 다음 회 대본을 보기 전까지 생각도 많아졌죠. 결국 민기가 자신 대신에 가방을 떨어트리는 것을 보고 마음이 더 먹먹해졌어요. 민기가 떨어트린 가방에 대해서 학생들도 다시 한 번 고민해 봤으면 해요"
"변기덕을 하고 싶었는데…"
신인배우 최창엽에게 김민기라는 역할은 부담스러웠다. 오디션을 볼 때도 내심 김민기보다 변기덕 역에 더욱 욕심이 갔다.
"매력있는 캐릭터라 변기덕을 해보고 싶었어요. 오디션 용 대본을 봤는데 민기의 짧은 대사 안에서도 '내적으로 표현할 게 많겠구나' 느껴졌으니까요.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아지면서 겁이 났어요."
최창엽은 '학교 2013' 대본 리딩 전날 전작 KBS 1TV TV소설 '복희누나'를 함께 했던 조연출에게 전화를 한 통 받고 KBS로 달려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를 하고 있는 사이 복도에서 변기덕 역을 능숙하게 연기하는 김영춘의 목소리를 듣고 '나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그는 김민기 역을 맡았지만 엄마(김나운)도 선생님도 모두 이해가 갔다. 학창시절부터 동네 학원 강사와 과외를 했던 경험이 있던 그는 학생보다 선생님 역할에 더 마음이 쏠렸다고 했다.
"마음은 정인재 선생님을 추구하고 싶지만 나를 잘 따라주고 수업을 열심히 듣는 학생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니까요. 엄마 입장 역시 이해할 수 있어요. '내가 부모가 됐을 때 나라고 저러지 않을 수 있을까. 다 자식 잘 되라고 하는 행동인데'라는 생각이었죠."
엄마와 선생님에게 쏠리는 마음을 다잡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을 무렵 최창엽은 이민홍 감독님께 결국 꾸중을 들었다. '너는 김민기야. 엄마를 이해할 수 없는 고등학생이야'라고. 그러던 중 최창엽은 12회 대본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12회 대본에 '너 잘되라고 하는데 왜 그러냐'라고 엄마가 민기를 달래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 민기가 '늘 정답만 주시니까 그래요. 내가 원하지를 않아요'라고 말하죠. 그때 느꼈어요. 결국 선택의 주체는 내가 돼야 한다는 것을. 실수투성이고 후회하는 일일지라도 아이들의 꿈을 강요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민기의 입장이 이해가 됐어요."
"엄친아요? 평범한 학생이에요"
'학교 2013' 속 대표적인 엄친아 김민기 역을 맡은 최창엽은 실상도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에 재학 중인 엄친아다.
"엄친아 아니에요. 평범한 학생이에요"라고 말하는 최창엽은 사실 배우가 아니라 PD를 꿈꿨다. 학창시절 여러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영화제에 나가 수상도 했다. 연출로 참여했던 단편영화에 우연히 연기자로 투입되면서 그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연기는 내심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몇 신 출연했지만 재밌었어요. 대학에 들어오고 난 이후 연기를 배워볼까 생각했던 것이 어느새 이만큼 왔네요. 연출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이번에 다큐멘터리를 하나 만들었는데 반응이 어떨지... 두마리 토끼는 어려울까요?"
[최창엽.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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