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체력이 버텨줘야죠. 미안한 마음은 듭니다.”, “너무 열심히 준비해서 보상을 해줘야 할 것 같았어요.”
리온 윌리엄스와 조상현을 바라보는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의 시선이 다르면서도 같다. 추 감독은 두 사람에게 직, 간접적으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1일 전자랜드전. 윌리엄스는 37분 4초간 24점 11리바운드로 변함없이 골밑을 장악했다. 조상현은 오랜만에 선발 출전해 8분 21초간 8점이라는 짧고 굵은 활약을 펼쳤다. 둘다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윌리엄스는 이날 전까지 평균 31분 40초를 뛰었다. 이날도 37분을 뛰었다. KBL 외국인선수 중에선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이다. 체력적인 부분이 우려되는 상황. 추 감독은 “죽기살기로 해야한다. 체력이 버텨줘야 한다”라면서도 “미안하다”라고 했다. 윌리엄스는 2번 외국인 선수로 입단했으나 테런스 레더의 자진퇴단 이후 오리온스의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윌리엄스는 이날도 경기 후반 연이어 결정적인 골밑 공격을 성공하며 승부를 가져오는 데 일조했다. 그는 “출전시간에 권한이 있는 거 아니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감독이 원하는 시간에 뛸 수 있다. 많이 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라면서도 “출전 시간이 줄면 좀 나아질 듯 같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그에게 훈련 스케줄에서 배려를 한다고 했다. 그는 ”쉴 때 몸 관리를 철저히 한다. 치료도 잘 받고 있고 특별히 준비하는 건 없다”라고 했다. 이어 “부상선수가 다 돌아오면 톱2가 가능하다고 봤다.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한 게임, 한 게임에 집중해서 플레이오프에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우승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전 시간이 많아서 고마운 윌리엄스다.
조상현은 윌리엄스와 반대다. 최고참인데다 출전시간이 거의 없는데도 후배들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는 자세가 귀감이 되고 있다. 추 감독은 “보상차원에서라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라며 고마워했다. 추 감독은 그를 스타팅 멤버로 넣으면서 기전제압 카드로 썼다. 조상현은 1쿼터에만 3점슛 2개를 넣으며 추 감독의 의중에 보답했다.
조상현은 “선수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다. 어린 후배들이 많다.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라며 “사실 1월에 허리를 다쳐서 쉬었다. 안타까운 부분이었는데,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독하게 먹고 했다”라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이어 ”팀 성적이 생각보다 안 좋았다. 독하게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과 미팅도 많이 했다. 동욱이도 제 컨디션 찾았다. 브레이크 타임 통해서 팀 재정비를 할 수 있었다. 그동안 부상자가 많았지만, 이제 좋은 가드와 좋은 용병이 있다. 조직력을 보강하면 6강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 더 좋은 게임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조상현은 짧은 출전 시간에도 개의치 않는다. 개인성적보단 팀 성적밖에 없다. 선수생활 막바지에 이르니 더욱 팀이 소중하다. 짧은 시간 활약해준 그가 그래서 고마운 추 감독이다. 조상현은 “계약기간이 끝나면 어찌될지 모른다. 하루하루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싶다. 개인적인 성적은 이젠 의미가 없다. 이루고 싶은 건 이뤘고, 팀이 다시 재정비 돼서 목표했던 것을 이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오리온스엔 출전 시간이 길어서 고마운 윌리엄스, 짧아서 고마운 조상현이다.
[윌리엄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