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들의 저력을 믿는다.
대만에 입성한 WBC 대표팀. 28인의 엔트리 중 처음으로 WBC에 참가하는 선수가 무려 13명이다. 투수 중에선 차우찬(삼성) 윤희상, 박희수(SK) 노경은(두산) 송승준(롯데) 유원상(LG) 손승락(넥센) 장원준(롯데), 야수 중에선 김상수(삼성) 손시헌(두산) 강정호(넥센) 손아섭, 전준우(롯데). 이 중에선 WBC 대회가 첫 경험인 선수도 있고, 아예 성인 국가대표팀에 처음으로 뽑힌 선수도 있다.
전체 엔트리 중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WBC 처녀 출전이다. 13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가 적지 않다. 박희수는 왼손 셋업맨으로서 고비 마다 등판해 위기를 넘겨줘야 하고 노경은은 선발과 중간이 가능한 스윙맨으로서의 활용도가 크다. 손승락도 언제든지 우완 셋업맨 등판이 가능하고 장원준은 롱릴리프 겸 대체 선발도 가능하다.
손시헌과 강정호는 대표팀 수비의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하고 김상수는 대주자, 대수비의 가치가 쏠쏠하다. 손아섭과 전준우는 주전 라인업에 들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좌우 대타 출장이 가능하다. 이들이 활약해줄 경우 대표팀은 한결 힘이 생긴다. 또 실질적으로 이들이 활약해주지 않을 경우 대표팀의 4강 항해에 막대한 지장이 생긴다.
이들은 국제무대에 크게 노출이 되지 않았으나 국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WBC는 처녀출전이지만, 다른 국제대회서는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도 많았다. 노경은, 장원준, 손승락은 야구월드컵에서, 강정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올림픽, WBC 등 큰 국제대회와 유독 인연이 없었던 손시헌도 야구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었다. 노출이 적은 만큼 활약할 경우 상대팀에 미치는 데미지는 더욱 크다.
1~2회 대회 때도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1회 대회 당시 국제무대서 알려지지 않았던 이진영은 일본과 미국라운드서 연이어 빨랫줄과 같은 홈 송구로 승부의 물줄기를 한국으로 돌렸다. 특히 1라운드 한일전 다이빙캐치는 아직도 WBC 명장면으로 국내 팬들의 뇌리에 박혀 있다.
2회 대회서는 정현욱이 단연 돋보였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베테랑이었으나 컨디션이 좋다는 판단 속에 당시 김인식 감독의 중용을 받아 셋업맨으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고비마다 정현욱이 호투를 해주지 않았다면 대표팀의 준우승은 없었다. 이후 정현욱은 ‘국민노예’라는 별명을 얻으며 스타로 성장했다. WBC가 새로운 스타 탄생 등용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13명의 선수 모두 자격이 있다.
이번 대표팀은 갖가지 이유로 수 차례 엔트리가 수정됐다. 그 과정에서 대표팀 기술위원회가 차선책으로 생각했던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이들 모두 자신의 장점이 있다. 전지훈련을 치르면서 컨디션만 좋을 경우 사고를 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들에게 국제무대 경험 부족이라는 편견만 들이대지 않는다면, 13명 중 분명 국민에게 기분 좋은 결과를 안겨줄 주인공도 탄생하지 않을까. 야구 팬들은 WBC 처녀출전 13인방의 저력을 믿는다.
[WBC 대표팀 출국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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