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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담당 PD가 일련의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일일이 해명했다.
'정글의 법칙' 나미비아편, 바누아투편, 마다가스카르편, 뉴질랜드편을 연출한 이지원PD를 비롯 아마존편 담당 유윤재PD와 시베리아 편을 연출했던 정준기PD는 13일 오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논란에 대해 자세한 내막을 전했다.
다음은 항간의 의혹과 제작진의 해명.
(나미비아편-이지원PD)
▲힘바족이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 일본 AV에 힘바족이 출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힘바족은 접근이 어려운 오지산간에서 그들만의 마을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부터 아예 도시로 이주해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버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집단이 존재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마트에서 장을 보는 사진은 그런 사람들의 사진이다. 실제 촬영 중에도 도시의 힘바족을 만났지만 프로그램 기획의도와 달라 대대로 전통성을 유지하고 있는 마을을 수차례 답사 끝에 찾았다. 물론 그곳에도 티셔츠를 입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었지만 그 모습 역시 숨김없이 방송으로 보여드렸다. 병만족과 힘바족이 각자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고 공존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희의 의도였기 때문이다.
일본 성인 비디오물에 출연했다는 힘바족 마을은 우리가 촬영한 장소와 전혀 상관 없는 마을이다. 마을로 진입할 때의 주위 나무들이나 마을의 크기, 출연한 부족원들의 얼굴 또한 비슷해 보이지만 일일이 확인하면 다른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바누아투편-이지원PD)
▲말말족 마을이 관광상품이고, '마을이 생긴 이래 외부인은 처음'이라는 인터뷰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에 대해서.
바누아투는 80여 개가 넘는 섬에 서로 다른 부족들이 살고 있다. 사전 답사과정에서 가장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외부로부터 고립된 말말 가족을 소개받아 최종 선정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현지에서 오랫동안 신뢰관계를 쌓아온 한국인 선교사가 통역을 도와줬고, 해당 자막은 비슬라마어로 인터뷰한 후 한국어로 번역해준 것을 그대로 옮겼다. 촬영원본은 다음과 같다.
제작진: 오늘 6명의 식구들(병만족)과 만났는데 첫인상은 어땠나?
통역: 비슬라마어로 질문.
말말 가족 아빠: 비슬라마어로 답변.
통역: 우리 마을을 방문해서 고맙다. 마을이 생긴 이래로 처음 외부인이 들어왔고 마을을 위해서 여러 가지를 만들어 줬는데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정글의 법칙' 촬영 후(2012년 3월) 바누아투 관광청은 여수 엑스포에 참여하는 등 '정글의 법칙'을 이용한 적극적인 자국 홍보에 나섰으며 방송 촬영지가 새로운 관광코스가 됐다고 현지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
▲바누아투 지역신문에 '정글의 법칙' 기사가 떴고, 김병만이 감사패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서.
모든 프로그램들이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관련국의 해당기관으로부터 사전허가와 정확한 정보 확인을 받는 일이다. 사전답사 과정에서 바누아투 관광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고 한국과는 교류가 많지 않은 나라이기에 촬영 자체가 큰 사건이라 신문기사가 났다.
우리팀은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또한 촬영종료 다음날에도 우리 몰래 깜짝 만찬을 준비했고, 그 자리에서 김병만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에 김병만이 즉석에서 바누아투의 여수 엑스포 참가를 축하하는 멘트로 보답했던 상황이다.
▲20분이면 충분히 올라가는 야수르 화산을 4시간 넘게 걸려 올라갔고, 해발고도가 총 400m가 안 되지만 중간지점에서 400m라고 조작했다는 의혹.
해발 361m로 알려진 야수르 화산은 분화구 직전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있고 그 후에 정상 분화구까지 도보로 20분 정도의 트렉이 있다. 그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촬영을 할 때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방송에서도 선발대가 차로 정상에 먼저 당도하여 출연자들과 연락을 시도하는 장면이 나갔다.
하지만 우리는 기획 의도대로 병만족 스스로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올라갈 길을 찾아 반대쪽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능선의 가장 밑에서부터 시작했다. 전 구간을 도보로 등정하도록 출연진의 동의하에 미션을 주었다. 트렉이 없는 루트였기 때문에 낙석의 위험이 증가하였고 등정시간도 예상보다 훨씬 많이 소요되어 캄캄한 밤에 길을 잃는 상황이 발생했다.
리키김이 정상 가까이에서 고도가 표시되는 본인의 시계를 보며 400m라고 말한 것은 리키김 입장에서 실제로 시계에 표시된 것을 말한 것이다. 시계에 표시되는 고도는 기압의 변동을 이용해 측정하는 것으로 날씨 등의 변수에 따라 오차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블루홀과 밀레니엄 동굴이 굳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 그렇게 방송됐고, 누구나 갈 수 있는 쉬운 코스인데 위험한 구간으로 표현했다는 의혹.
촬영팀의 출발지점에서 블루홀과 밀레니엄 동굴을 통과하여 말말족 마을로 들어가는 루트는 돌아가는 길인 것이 사실이다. 이는 사전답사를 통해 이미 확인하였고 말말 가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다양한 상황을 보여드리기 위해 일부러 돌아가는 미션을 주었다. 그 점을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
다만 돌아가는 과정에서 실제로 숲길로 3시간 이상을 걸어서 이동하며 촬영을 진행했고, 그 과정을 정글의 동식물들을 보여주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밀레니엄 동굴은 2000년에 발견되어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진 장소라는 점을 방송에서 자막으로 소개했다. 실제로 물이 많지 않은 건기에는 일반인들도 지나갈 수 있는 코스이다. 하지만 우리가 현장을 답사했던 2월과 촬영 당시였던 3월은 비가 많았던 때로 촬영 직전까지도 동굴을 통과하는 지하수의 양과 속도가 급속히 불어나서 촬영을 포기할 것을 고려할 정도로 어려웠던 상황이었다.
(마다가스카르 편-이지원PD)
▲사칼라바족 마을에서 리키김, 정진운, 박정철이 고기를 잡으러 배를 타고 나갔다가 조난이 된 상황에서 베이스 캠프와의 거리가 방송상으로 '약 10km'로 표현됐는데 사실은 '4.68km'라는 의혹.
네티즌이 올린 CG(마다가스카르 10회 58:00경)보다 약 10분 전 방송 내용을 보면 (마다가스카르 10회 48:23) 실제 이동했던 물길을 곡선으로 표현한 또 다른 CG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루트를 따라 실제 이동거리를 구글 어스로 확인하면 베이스 캠프와의 거리가 '8.73km'로 나온다.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표현하다가 '1.27km'의 과장이 있었던 점을 사과드린다.
(아마존편-유윤재PD)
▲와오라니 부족의 촬영 장소가 관광지가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정글의 법칙' 팀이 답사 시 찾아갔던 바메노(Bamenmo)마을의 와오라니 부족은 제작진이 찾아간 날도 관광객들이 찾아와 부족 마을 체험을 하고 있었다. 이에 '정글의 법칙'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그대로 돌아왔다. 이들이 와오라니를 소개하는 책자나, 해외 매체에 여러 번 노출된(한 시청자가 '와오라니부족 체험 관광'이라고 올린) 사진 속 원주민들이다.
그 외에도 '에코 롯지(Lodge)'라는 곳에 묵으며 에콰도르 아마존을 투어하는 관광 코스는 여럿 있었지만, 아마존편에 방송된 와오라니 부족은 그들과 무관하다. 제작진이 촬영을 진행한 곳은 자연 발생적 촌락으로서, 다만 촬영 지역 주민들 중 일부가 때때로 도시 인근까지 나가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냥과 결혼식의 진위에 대해.
와오라니 족의 악어 사냥, 피라냐 사냥은 중요한 생존수단으로서 지금도 해당 지역 사람들이 매일 행하고 있는 삶의 방식이다. 이에 병만족이 함께 참여한 것이다.
'정글의 법칙' 제작 시 해당 지역 부족민에게 촬영 기간 및 인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과 제작진이 해당 기간에 부족민이 어떤 특별한 활동을 하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은 기본이다. 국립공원은 에콰도르 정부에서 보호 지역으로 지정한 후, 직접 보호해주고 있다.
문제가 되었던 페드로에 대한 글 중 '가이드(Guide)'라고 쓰여진 부분은, 관광 코스를 안내하는 '여행 가이드'라기 보다 '국립공원 내 와오라니 마을 관리자'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다만 인터넷 상에 게재된 페드로가 방송에 나온 부족원 페드로인지는 확실치 않아 현재 확인 중에 있다.
결혼식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결혼식은 특별한 행사이기 때문에 방송에 나왔던 그대로 전통적 방식으로 거행된다. 제작진이 현지 코디네이터를 통해 촬영기간 동안 부족의 어떤 행사가 있는지 사전조사한 결과 결혼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별 의심 없이 이에 대한 촬영을 진행했다.
와오라니 결혼식에 나온 신랑, 페드로가 국립공원 측의 가이드이며, 부인과 아이가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 13일 현지에 있는 중간 코디네이터에게 확인해 본 결과, 페드로는 국립공원에서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었고 부인과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만약에라도 그가 부인과 아기가 있는 기혼자라면 이점은 제작진의 불찰이다. 이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와오라니 족 일부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 외모를 고쳤다는 주장에 대해
와오라니 족은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 채 정글에서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살고 있는 부족이다. 애꾸눈의 부족원은 오랜 정글 생활을 하면서 불의의 사고에 의한 결과라고 제작진은 알고 있다. 현장에서 촬영을 진행할 때 수십 명의 스태프 및 현지 사람들 모두 그의 눈을 보고 매우 안타까워했다. 인위적으로 눈을 애꾸눈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시베리아편-정준기PD)
▲네네츠족이 관광상품이라는 것에 대해.
'정글의 법칙'이 방문한 곳은 러시아 서북부 네네츠 자치구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툰드라 지역이다. 당시 제작진이 생존한 곳에 가려면 다음과 같다. 모스크바-나리얀마르 항공기 이동 약 2시간 30분~3시간), 나리얀마르에서 차량 또는 특수차량(트레콜, 약 6~8인승)으로 툰드라 초원까지 이동 약 1시간, 툰드라 초원 안에서 유목민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촬영할 당시인 5월 기준으로 도보 혹 은 순록썰매로만 이동 가능, 북극해 근처 유목민 마을은 나리얀마르에서 군용헬기로 약 1시간 30분 소요.
네네츠족은 수십명 단위로 툰드라 초원 한가운데 순록을 유목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촬영기간인 5월에는 순록썰매 이외에는 오직 도보로만 이동하여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툰드라는 동서남북으로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이다. 그 한복판에는 관광객이나 이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어떠한 시설도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건물 한 채를 찾아볼 수조차 없는 공간이다. 즉 전혀 관광을 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관광 정보를 따로 얻거나 여행사 등과 접촉을 한 적도 없다.
북극해 근처 네네츠족 유목 지역은 나리얀마르에서 16인승 옛 군용헬기로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이곳은 러시아 연방 보안국의 특별 허가를 얻어야 하는 지역이고, 허가 기간만 한 달 넘게 소요되는 곳이다. 북극해 근처 군사보호구역과도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쉽게 들어갈 수가 없다. 제작진은 이곳을 들어가기 위해 한 달 이상 러시아 연방 관리들과 접촉해 어렵게 허가를 얻을 수 있었고, 촬영을 위해 특별히 대여한 헬기로 이동했다. 일반적으로 관광객이 이런 절차를 거쳐 제작진의 촬영지까지 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네네츠족 체험 관광상품이 있다는 사실은 따로 확인하지 않았다. 관광상품이 존재할 가능성은 있으나 제작진이 촬영한 곳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글의 법칙' 스틸컷. 사진 = SBS 제공]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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