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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50살이 돼서도 신화는 아무렇지 않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례가 없었을 뿐이죠."
데뷔 15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현존하는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의 리더 에릭은 앞으로 15년 뒤에 신화가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실제로 15년 뒤면 신화는 여섯 명의 멤버 중 네명이 50세에 접어든다. 격렬한 춤을 추며 팬들에게 하트를 그리고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50세의 아이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에릭의 이 말은 단순한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이 정말 전례 없는 이 일을 해내지 않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실제로 신화는 같은 시기 데뷔한 아이돌그룹들이 해체 수순을 밟거나 뿔뿔이 흩어지고 팬들에게 잊혀지는 시대에도 꾸준히 활동하며 현재진행형 아이돌그룹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음악적인 새로움까지 더해졌다. 이번 15주년 콘서트는 거의 모든 곡이 새롭게 편곡돼 이전의 콘서트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또 팬카페 응모를 통해 평소 콘서트에서 부르지 않았지만 팬들이 듣고 싶었던 곡인 'Only one'이나 'Stay', 'On the road'를 넣는 등 무엇보다 팬들을 위한 음악으로 무대를 꾸몄다.
하지만 무엇보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것은 15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해온 신화와 팬들 간의 끈끈한 정이었다. 공연을 관람하러 온 팬 층은 이들의 두터운 15년 세월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플랜카드를 손에 쥔 10대 소녀 팬들부터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엄마 팬, 뱃속에 아이를 임신한 임산부 팬, 남자친구, 남편과 함께 온 팬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팬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멤버들은 공연 중간에 "팬들과 함께 나이를 먹어간다"며 이 때문에 "팬들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콘서트에서 결혼, 자녀계획 등을 털어놓으며 팬들과 함께 자신들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런 말 속에는 앞으로 15년, 25년 후에도 신화는 팬들과 함께 늙어갈 것 같다는 일종의 기대감와 믿음이 녹아있었다.
때문에 에릭이 말한 15년 뒤 50세가 돼서도 계속 활동 중인 그룹 신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물론 체력적인 한계가 올 수는 있겠지만 함께 나이 들어가며 그것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줄 든든한 팬들이 버티고 있으니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매 순간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15년을 달려온 그들이 앞으로 올 15년 후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되는 이유다.
[그룹 신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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