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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가빈이 떠났을 때 모두가 쾌재를 불렀지만 이번에는 레오가 왔다. 이번에도 챔피언 자리는 삼성화재의 것이었다.
삼성화재가 결국 3연승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 V-리그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0으로 제압했다. 3연승을 거둔 삼성화재는 6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통합우승으로 'V7'을 달성했다.
수비를 탄탄히 한 석진욱과 여오현이 밑거름이 되고, 알맞게 볼을 배분한 세터 유광우의 활약도 좋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번 시즌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외국인 공격수 레오였다. 레오는 개막전부터 51득점을 쓸어담았다. 1라운드가 끝났을 때 가빈의 그림자는 완전히 지워졌다.
당초 시즌이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삼성화재를 우승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각 팀의 감독들은 수원컵에서 우승한 LIG손해보험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한 목소리로 가빈이 떠난 삼성화재와는 해볼만 하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삼성화재가 1라운드부터 최강의 위용을 과시했다. 레오는 까메호(LIG손해보험), 가스파리니(현대캐피탈)를 압도했다. 가빈이 떠났지만 가빈보다 더한 괴물이 왔다는 평가도 나오기 시작했다.
가빈이 없어서 괜찮다는 다른 팀들의 계산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2시즌 연속으로 현대캐피탈에 챔피언 자리를 내준 삼성화재가 다시 우승 행진을 시작했던 2007~2008 시즌부터 삼성화재는 데려오는 모든 외국인선수를 최강의 거포로 만들었다.
그 시작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안젤코 추크(현 KEPCO)였다. 승부욕이 뛰어난 안젤코는 2007~2008 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에 합류했고, 최고의 세터 최태웅이 입맛에 맞는 볼을 올려주며 안젤코의 득점을 도왔다. 안젤코는 두 번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7경기에 나서 233득점으로 경기당 33.3점을 올렸다. 삼성화재는 안젤코가 버틴 두 시즌 모두 우승했다.
그리고 안젤코는 일본으로 떠났다. 다른 팀들은 모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온 가빈 슈미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며 경쟁자들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가빈은 세 시즌을 뛰며 삼성화재에 챔피언 트로피 3개를 선물하고 떠났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체력적으로도 지치지 않는 가빈에게 당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LIG손해보험에게는 이번에야 말로 우승의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고심 끝에 쿠바에서 온 레오 마르티네즈를 가빈의 대체자로 세우면서 이들의 기대는 다시 한 번 무너졌다.
호리호리한 체구가 많은 이들의 우려를 불러왔지만, 레오는 꾸준한 활약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어린 나이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선수로서의 발전을 향한 의지는 역대 삼성화재의 외국인선수 가운데서도 단연 최고라 칭할만 했다. 레오와 함께 삼성화재는 통합우승을 일궈내며 전성시대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28일 오후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대한항공-삼성화재의 경기에서 삼성화재 레오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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