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세호 기자] "정규시즌에 어떻게 할지 이것저것 시도, 성적보다 많은 걸 얻을 수 있는 시간"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 2연승 주역은 손아섭이었다. 지난해 최다안타왕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은 지난 30,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 2연전 동안 8타수 6안타 타율 .750의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했다.
손아섭은 1차전에서 경기 첫 안타와 첫 득점, 그리고 결승 득점을 모두 책임졌다. 한화 송창식을 상대로 우중간 펜스 손잡이 바로 아래 부분을 직접 때리는 홈런성 3루타로 장타력을 드러냈고, 볼넷도 2개를 기록하며 전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2차전에는 5-5 동점 9회말 무사 1, 2루 찬스에서 다시 송창식에게 잘맞은 우월 끝내기 적시타를 뽑아내 롯데의 개막전 싹쓸이를 이끌었다.
정규시즌이 되자 펄펄 날고 있는 손아섭이지만 개막 전 시범경기 타율은 .167(24타수 4안타)에 그쳐 침체된 롯데 타선과 함께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그는 시범경기에 대해 "정규시즌에서 어떻게 할지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성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라며 "본 경기에 들어가면 어떻게든 성적을 내야 하고 집중력과 열정이 더 강해진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실제 그는 시범경기 기간 장타를 늘리기 위해 배트를 길게 잡는 등 여러 타격 실험을 했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다시 자신의 장점인 배트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방망이를 짧게 잡고 타석에 임하고 있다.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험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큰 경기를 치르면서 여유가 생기고 야구를 보는 시야도 더 넓어졌다"며 "최고의 선수들과 뛰었던 것이 확실히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롯데는 최근 2년 연속 4번 타자가 이탈하는 등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손아섭은 오히려 "팀 분위기는 프로에 오고 나서 가장 좋다"고 밝혔다. 4번 타자가 빠져나갔지만 이로 인해 어느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선수들이 더욱 똘똘 뭉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축 타자들이 빠진 것은 우리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도 "대신 전체적인 스피드와 짜임새가 더 좋아졌다. 개개인의 실력이 올라오면 나쁠 것 같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외부에서 롯데를 4강 밖의 전력으로 평가하는 것도 오히려 선수들을 자극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손아섭의 전언이다. 그는 "밖에서 보는 것은 시범경기와 눈에 보이는 전력일 뿐 내부적으로는 투수력이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최근 5~6년 중 최고"라며 "공격에 있어서도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는 오히려 큰 한 방보다 빠르고 세밀한 팀이 유리했다"고 바라봤다.
어느새 프로 7년차에 접어든 손아섭은 이제 롯데의 간판 타자로 확실히 자리잡았다.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을 조절했다가 정규시즌에서 한 번에 터뜨리는 노련함까지 보여준 그의 올시즌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손아섭.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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