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세호 기자] "심판 판정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퇴장이라도 당할까 걱정됐다"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경우는 두 가지다. 납득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판정에 대한 불복 의사 표현이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경기 분위기나 선수 보호 차원에서 심판 항의라는 소위 '액션'을 취하기도 한다.
KIA 선동열 감독이 10일 광주 두산전에서 이용규의 삼진 판정 후 심판에게 항의한 것은 후자에 해당됐다. 당시 이용규는 3-3 동점을 허용한 9회말 1사 후 타석에서 삼진 아웃을 당한 뒤 방망이를 던지며 최수원 구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을 어필했다. 그러자 선 감독도 역시 벤치를 박차고 나가 구심과 한동안 얘기를 나눴다. 선 감독 역시 판정에 불복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선 감독이 구심에게 다가간 이유는 이용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첫 번째 목적이었다. 두산 홍성흔이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한지 불과 5일이 지난 터라 비슷한 결과를 염려한 것이다.
당시 홍성흔은 문승훈 구심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용규는 한 차례 어필한 뒤에는 신체 접촉이나 문제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고 물러났기에 따로 제재를 받지 않았다. 팀의 수장인 감독이 뛰쳐나오는데 선수가 계속 거친 행동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용규는 선 감독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자신에 대한 감독의 믿음을 확인하고 마음이 안정됐을 것이다.
선 감독의 배려가 통했을까. 이용규는 결국 연장 12회 볼넷으로 출루해 나지완의 끝내기 안타로 결승 득점을 올리며 믿음에 부응했다.
[삼진 판정에 어필하고 있는 이용규(위)-최수원 구심에게 이용규의 삼진아웃 판정에 대해 어필하는 선동열 감독.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