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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헬로, 헬로, 헬로, 헬로...”
가왕 조용필의 인사와 함께 그가 10년만에 낸 정규 19집 타이틀곡 ‘헬로’가 흘러나오자, 관객석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색색의 야광봉이 휘날리고 “오빠~”라는 소녀로 돌아간 중년 여성들의 외침이 흘러나왔다.
조용필이 ‘헬로’, ‘미지의 세계’, ‘단발머리’를 잇달아 선보이자 오프닝부터 절로 떼창이 터져나왔고 관객들은 금세 어깨를 들썩였다.
조용필은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2013 조용필&위대한탄생 투어 콘서트’의 첫 포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신보 소식에 이미 뜨거운 반응이 보태졌던 터라 이미 전석 매진을 이룬 1만 1천여명의 관객들은 60대에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 가왕의 귀환을 뜨겁게 반겼다. 또 ‘원조 오빠부대’ 중장년 여성들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이 어우러지며 경기장을 울린 60대 가왕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빠져들었다.
조용필 역시 “여러분 잘 계셨죠? 오 예~”를 외치며 첫 등장부터 아이처럼 공연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작년 한 해 콘서트도 한 번도 못하고 새 앨범도 10년만에 냈다. 타이틀곡을 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역시 ‘안녕하세요’가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헬로’가 됐다. 공연을 1년 반 정도 안 했다고 리허설 때는 긴장도 되더라. 그래도 무대에 오니 편하다. 오늘 같이 놀자”고 했고 조용필의 “헬로” 인사에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이날 조용필은 ‘헬로’, ‘바운스’를 비롯해 ‘널 만나면’, ‘서툰 바람’, ‘어느날 귀로에서’, ‘설렘’ 등 정규 19집 수록곡 10곡 중 무려 8곡을 공연 세트 리스트에 포함시켰고 ‘걷고 싶다’의 경우, 배우 조한선이 주인공으로 열연하고 자신도 직접 출연한 새 뮤직비디오를 띄우며 아름다운 영상과 목소리가 혼연일체된 모습을 보였다.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 ‘친구여’, ‘큐(Q)',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꿈’, ‘모나리자’ 등 록, 발라드,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의 추억을 공유하는 히트곡들이 쏟아질 때에는 절로 떼창의 향연이었다. 한 목소리로 가사를 읖조리는 관객들과 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목소리를 토해내는 조용필의 모습은 여느 아이돌 그룹 공연에 밀리지 않은 열정이었고,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뮤지션과 할 수 있는 깊은 교감이었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직접 불러 제작한 ‘바운스’ UCC와 노랫말에 맞춰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들과 “조용필 형님 사랑해요”를 외치며 하트를 날리는 모습들이 영상으로 흐르며 세대를 아우르는 조용필의 힘을 다시금 실감케 했다.
이는 최첨단의 조명, 영상, 음향 시설 등이 더해지며 무대와 객석을 더욱 하나로 모으는 효과를 가져왔다. 360도 서라운드 스피커의 짱짱한 사운드와 아티스트의 모션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인터렉티브한 영상을 구현하는 미디어월, 3층 관객석 전체에 둘러진 아레나 LED 영상과 6m 높이까지 공중으로 떠올라 객석 쪽으로 이동하는 무빙 스테이지는 가히 압권이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60대 가왕의 변치 않은 목소리였다. 공연 시작 전 한 가요 관계자는 “조용필씨가 오늘 20곡이나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나온 데다 악기 소리에 묻히지 않으려고 더욱 힘을 줘서 부를 텐데 2시간 넘게 공연은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조용필은 “사람들이 묻는다. 이 나이 먹고 콘서트를 할 수 있겠냐고. 내 기사를 보면 꼭 63세라고 나이를 표시해 준다. 어떨 때는 64, 65세라고 하니 참 섭섭하더라. 목이라는 게 쉬면 못한다. 난 계속 목을 단련하고 연습해서 지금도 2,3시간 정도 공연은 자신있다. 음의 밝기가 떨어지면 가수 생명은 끝이다. 안 떨어뜨리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고 이를 무대로 증명했다.
이날 공연은 2시간 30분 가량 이어졌고 조용필은 30여곡의 곡을 쉴새 없이 들려줬다. 대미는 타이틀곡 ‘헬로’ 앙코르와 함께 ‘여행을 떠나요’로 흥겹게 마무리 됐다.
한편 조용필 콘서트는 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이틀 더 이어진다. 이후 대전, 의정부, 진주, 대구 등지로 그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조용필. 사진 = 인사이트 엔터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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