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혹시 허탈감은 없을까.
한화 김태균. 그의 멘탈은 매우 강인하다. 최하위 한화에서 집중견제를 받으며 5월 들어 타율이 뚝뚝 떨어졌으나 여전히 타율 0.315다. 3할 마지노선을 지켜내고 있는 것. 일본 경험까지 쌓으며 어지간해선 쉽게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런 그가 지난달 31일 대전 NC전서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연속경기출루행진이 52에서 멈췄다. 3위 이종범 코치의 58경기, 2위 박종호의 59경기가 눈 앞에 다가온 상황. 좀 더 힘을 냈다면 펠릭스 호세의 63경기 도전도 충분히 가능했다. 집중견제를 묵묵히 이겨냈던 김태균이었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더 짙게 남는다. 이날 NC 선발 찰리 쉬렉의 구위와 땅볼유도능력이 워낙 좋았다.
그렇다면 김태균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될까. 대기록이 끊긴 뒤 혹시 허탈감이 밀려오지는 않을까. 과거 연속기록이 걸려있었던 선수 중 일부는 그 기록이 끊긴 뒤 급격하게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물론 아닌 선수도 있었다. 평정심을 찾고 자기 스윙을 한 선수도 있었다.
▲ 연속안타, 홈런 기록 끊긴다면… 허탈감 크다
예전 모 코치와 얘기를 하다 나온 말이다. 연속경기안타 혹은 홈런 등의 굵직한 연속기록이 걸린 선수가 기록이 중단될 경우 “야구선수도 인간이다. 허탈감에 빠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타격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다”라고 했다. 코치는 “자신도 모르게 안타 혹은 홈런을 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스트레스가 되고, 좋았던 타격 리듬과 폼을 잃게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연속경기 안타, 홈런 기록을 이어가던 선수는 대부분 타격감이 좋기 마련이다. 1~2경기 정도는 타격감이 안 좋아도 연속 안타를 칠 수 있지만, 10경기 정도가 넘어갈 경우 그 타자의 타격감은 최상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그에게 주위에서 기록 얘기가 나오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야구는 멘탈게임. 부담을 느끼는 그 순간 자신과의 싸움이다.
실제 과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간 선수 일부는 기록이 깨지자 타격 사이클이 내려가면서 고생을 했다. 심리적 압박감에서 벗어나니 허탈감, 아쉬움이 다가온 것. 그래서 일각에선 우스갯소리로 “2~3경기서 매일 안타 2개씩 쳤으면 하루 정도는 무안타로 쉬어가는 것도 선수 본인에겐 나쁘지 않다”는 말도 있었다.
▲ 김태균 케이스는, 한화 6월 행보와 맞물린다
김태균은 어떤 케이스일까. 김태균이 이어왔던 기록은 연속경기 안타, 홈런이 아닌 출루기록이다. 이 기록의 국내 최대 수치가 63인 걸 감안하면 확실히 연속경기 안타보단 수월한 모양이다. 안타 혹은 볼넷, 사구,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야수선택, 실책 등 어떻게든 1루만 밟으면 연속성이 이어지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역시 고도의 집중력과 응집력 없인 넘보기 어려운 기록이란 걸 감안하면 김태균의 52경기 연속출루는 결코 간과돼선 안 된다.
아무래도 김태균은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태균이 연속경기 출루에 한창이던 시점 모 야구인은 “태균이는 워낙 멘탈이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혹시 기록이 끊기더라도 타격감에 큰 지장은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볼넷 같은 것만 있어도 기록 연장이 된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했으니 타격 밸런스가 흔들릴 염려가 적다”라고 전망했다. 아무래도 연속경기출루는 타자에게 다른 연속경기기록보단 부담이 조금은 적으니 타격감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
또 하나. 김태균은 5월 24경기서 타율 0.261 29볼넷 18안타를 기록했다. 안타보다 더 많은 볼넷. 집중견제에 시달렸다는 의미이자 타격사이클도 떨어졌다는 의미. 이는 반대로 타격사이클 자체는 올라갈 때도 됐다는 뜻. 잠깐 조정기를 겪더라도 결국엔 부담감을 벗어 던지면서 타격감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한화로선 연속출루행진이 끝난 김태균의 행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김태균 없는 한화타선은 상상할 수 없으니 말이다.
[김태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