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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심금(心琴)의 사전적 의미는 외부의 자극에 따라 미묘하게 움직이는 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심금(心琴)이란 한자 그대로 '마음의 거문고를 뜻하는 것으로 마음의 소리를 뜻하기도 한다. 노래로 누군가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가창력은 기본이며, 마음을 전하는 진정성이 전해져야 남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과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가창력을 자랑하듯 뽐내면 절대 심금을 울릴 수 없다. 가수의 목소리와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과 몸짓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최근 제대로 심금을 울리는 가수를 발견했는데, 지난 5월 26일 싹아리랑홀에서 콘서트를 개최한 가수 영지다. 보컬전공 교수이기도 한 그녀는 최근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더했다. 이승철 특집 편에 출연하여 '마지막 콘서트'를 열창했는데, 심금을 울리는 불후의 가창력으로 큰 감동을 줬다. 잔잔한 창법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들었고, 이어 가슴 절절한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적셨다. 이승철이 극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원곡에 버금가는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영지의 노래는 듣는 이들의 감성을 어루만진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내세우기보다는 오히려 절제된 성량으로 무덤덤하게 불러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진수를 보여준다. 그녀의 성격 또한 그렇다. 소탈하고 겸손한 성품이지만 의리가 남다르다. 오랜 절친이자 음악적 동지인 가수 화요비, 거미, 리쌍 길과는 형제자매 이상으로 가깝다. 이번 콘서트에도 함께 출연하며 격려하며 자리를 빛내줬다. 필자도 영지 콘서트를 관람했는데 그녀의 노래에 감동을 받았고, 팬들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진심에 호감이 더해졌다. 400여 명이 팬들이 그녀의 노래에 또한 진솔한 이야기에 마음을 열었다. 몸으로 노래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노래하기에 진심이 통했다.
영지는 2003년 4인조 여성그룹 '버블 시스터즈'의 막내 멤버로 데뷔한 12년 차 가수다. 2007년 솔로로 전향한 후 자신 만의 음악적 색깔, 짙은 감성,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실력을 인정받아 왔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연습생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맡았던 영지는 포미닛, 비스트, 지나, 에이핑크 등을 가르치고, 성공적으로 데뷔시킨 유능한 보컬 트레이너로 먼저 대중에게 알려졌다. 타고난 가창력을 지닌 그녀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했기에 노래를 잘 부르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들 정도로 흠잡을 데 없는 가창력을 가진 그녀지만, 의외로 무대 공포증이 있다고 고백했다.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좋지 않으면 무대를 망칠까 전전긍긍했던 완벽주의가 있는 탓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기도 배우고 뮤지컬 '헤드윅'에도 출연하며 표현력을 높이고, 자신도 다잡았다. 최고를 보여줘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면 진심이 전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부터는 마음이 가벼워졌다. 보는 사람 또한 편안해졌다.
이렇게 좋은 가수가 이제야 제대로 평가받게 된 게 아쉽기만 하다. 타고난 가창력에 12년 차 내공이 더해져 최고의 기량을 갖게 된 영지. 노래로 말하는 시대에 심금을 제대로 울리는 가수 영지의 전성기는 이제부터다.
[가수 영지. 사진 = 영지 트위터 캡처, 서울종합예술학교 제공]
김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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