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이건 옥에 티였다.
6일 목동구장. 선두 넥센과 2위 삼성의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경기. 두 팀모두 이겨야 할 이유가 분명했다. 넥센은 삼성과의 격차를 벌리고 싶었다. 삼성은 당연히 공동선두에 올라야 했다. 전날 연장 12회 혈투 무승부. 힘을 소진하고 치른 낮 경기. 확실히 선수들의 컨디션은 정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20개의 사사구를 주고 받았다. 넥센이 11개, 삼성이 9개였다.
넥센 선발투수 강윤구, 삼성 선발투수 릭 벤덴헐크의 제구력이 너무 좋지 않았다. 강윤구는 9사사구, 벤덴헐크가 5사사구를 기록했다. 선발투수만 합계 14사사구. 타자들은 상대 투수들의 제구난조를 틈타 연이어 득점에 성공했다. 강윤구는 1~2회 투구 페이스가 좋았으나 3회 흔들리며 몸에 맞는 볼, 와일드피치 등으로 실점했다. 5회엔 세 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3점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벤덴헐크도 5월 31일 대구 롯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좋지 않았다. 5사사구 중 3개가 몸에 맞는 볼이었다. 그만큼 볼이 손에서 잘 빠져나갔다. 변화구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직구 역시 탄착군이 일정하지 않았다. 1회에만 사사구 4개로 출발했다. 2회 이후엔 투구 패턴이 노출돼 연속안타를 맞으며 어렵게 이닝을 끌고 갔다. 결국 5회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뒤 차우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넥센은 송신영, 삼성은 차우찬을 시작으로 불펜을 가동했다. 불펜투수들의 제구도 아주 좋은 건 아니었다. 삼성은 차우찬이 2사사구, 심창민이 3사구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삼성의 경우 전략적 고의사구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양팀 모두 제구난조로 도망가는 피칭을 하면서 경기가 늘어졌다. 특히 삼성은 7-5로 앞선 7회말 수비에서 믿었던 차우찬과 심창민이 연이어 제구난조를 드러내며 무너지고 말았다. 심창민과 신용운이 연이어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전반적인 경기내용은 2강을 형성하고 있는 팀의 경기라고 하기엔 민망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인한 득점만 5점이었다. 몸에 맞는 볼도 4개였다. 더구나 투수들의 와일드피치도 2개가 나오는 등 확실히 피칭 내용이 좋지 않았다. 승기를 주고 받았으나 사실은 상대 투수의 난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
올 시즌 삼성은 135볼넷으로 리그에서 볼넷 숫자가 가장 적다. 사구도 18개에 불과하다. 역시 가장 적다. 그러나 확실히 최근 벤덴헐크, 로드리게스 두 외국인투수의 행보는 살짝 불안하다. 반면 넥센은 이날 전까지 볼넷 201개였다. 두산, 한화에 이어 리그에서 세번째로 볼넷이 많았다. 사구도 37개로 많은 편. 넥센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팀 평균자책점이 4.20인 건 이런 영향이 적지 않다.
삼성과 넥센은 올 시즌 2강을 형성하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팀들이다. 하지만, 20개의 사사구를 주고 받을 정도의 경기력은 개선해야 된다. 3연전 내내 타이트한 승부를 펼쳤으나 투수들의 제구력 난조는 옥에 티였다. 특히 삼성으로선 믿었던 불펜이 무너진 게 뼈 아팠다.
[강윤구(위), 벤덴헐크(아래) 사진 = 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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