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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한 마디로 성숙한 느낌이었다. 94년생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여인의 향기가 풍기는 것도 같았다. 말주변이 유창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 속에는 적지 않은 생각들이 꽉 차 있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 김예림(19)는 자신 안에 자리한 추상적인 생각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여줬다.
"기대가 많이 되요. 그 동안 준비했던 것을 보여드려야 되는 시점이 다가오니까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고. 앨범을 낸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아요. 만족할 만큼 잘 만들어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일이에요"
사실 김예림의 데뷔는 다른 오디션 출신 가수들에 비해 꽤 많이 늦은 편이다. 같은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3' 출신인 버스커버스커와 울랄라세션은 이미 작년에 데뷔했다. 음반도 몇 장씩나 내서 좋은 성적도 냈다. 김예림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나고 2년만에 정식 프로가수로서 대중 앞서 선다.
"거의 2년 됐어요. 다른 친구들이 먼저 앨범을 내고 데뷔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급하지 않아요. 앨범이 중요하고, 음악이 중요하니까요. 미스틱89에 들어간 것이 작년 가을이니까, 1년이 채 안됐네요. 오디션 끝나고 쉬고 있었는데, 윤종신 선생님이 먼저 밥 먹자면서 손을 내밀어 주셨어요. 미스틱89에 들어가게 됐죠"
'슈퍼스타K3'의 심사위원이자 가수인 윤종신은 김예림과 도대윤(20)으로 구성된 투개월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엔터테인먼트사 미스틱89로 영입했다. 오디션 당시부터 투개월을 유심히 지켜봤던 그는 고심한 끝에 신중하게 투개월에 손을 내밀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저희가 마음에 드셨나봐요. 조합이나, 제 목소리, 대윤이가 기타를 치는 것 등이 마음이 드셨나봐요. 저희가 하는 음악들을 잘 이끌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하셨어요. 저희가 이런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이미 생각하고 계신 게 있더라고요. 너희가 이런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생각을 보여주셨어요"
"먼저 같이 음악을 하자고 얘기해주셨을 때 좋았어요. 저희도 소속사를 어디를 갈지 고민이 됐었는데 어리다 보니까, 그리고 미래를 좌우하는 일이다 보니까 잘 모르지만 고민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러고 있던 찰라에 우리가 어떤 음악을 해야 하는지, 먼저 얘기를 해주시니까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들어보니, 투개월에게 러브콜을 보낸 기획사가 꽤 많았다.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형 기획사부터 아티스트 위주의 기획사까지 많은 제작자들이 투개월을 찾았다. 하지만 김예림이 원하는 것은 큰 회사 규모나, 자금력이 아니었다. '음악적 멘토'가 필요했다.
"그게 제일 중요했어요. 저희를 이끌어 줄 수 있는 분이 잇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적으로 시작하는 입장에서 멘토같은 분이 필요했다. 사실은 그 역할을 윤종신 선배님이 가장 잘 해주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것에 많이 끌렸죠"
김예림은 윤종신이 작사·작곡한 '올라잇(All Right)'을 데뷔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이 곡은 투개월, 그리고 김예림에 대한 그림을 그려낸 윤종신이 김예림이 음색과 음폭, 멜로디를 모두 최적화시킨 탄생시켰다. 리드미컬한 사운드에 김예림의 다운된 보이스가 독특하게 조화를 이룬다.
"제가 했던 풍의 노래가 아니에요. 그 동안 발랄한 노래, 밝은 노래를 했었는데 사실 제 색깔은 약간 다운필이거든요. 그런 것들을 잘 끄집어 내 주신 것 같아요. 평소에 저를 보시면서 어울리는 것을 잘 찾아주셨어요. 이 노래만큼은 제 노래다고 생각해요. 입에 딱 붙을 정도로 마음에 들어요"
딱 맞는 옷을 입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윤종신이라는 음악적 멘토를 얻은 김예림은 여유가 있어 보였다. 당장 앞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먼 미래까지 그려 놓고 있었다.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 걸어가며 그만의 '목소리'를 들려주겠다는 다부진 꿈을 나지막하게 외쳤다.
[투개월 김예림. 사진 = 미스틱89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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