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감독은 사계절 내내 벌벌 떤다.”
21일 잠실구장. 한화 김응용 감독은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짧은 소매 상의 유니폼 안에 긴 언더웨어를 겹쳐 입었다. 김 감독은 더워도 더운 줄 모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저 그라운드를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최근 3연패 중인 한화. 2할대로 추락한 승률. 시즌 내내 위기인데 더 슬픈 건 위기를 벗어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2군에서 송광민, 안승민, 한승택을 올릴 것이다”라고 했다. 안승민은 이날 1군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모레 선발투수다”라고 했다. 이어 “송광민은 2군에서 몇 경기 뛰게 하고 올릴 것이다. 한승택은 부상이 나으면 1군에 올릴 수도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이 올라온다고 해서 한화의 전력이 배가된다는 보장은 없다. 김 감독의 근본적인 고민도 이것이다. 김 감독은 “감독은 사계절 내내 벌벌 떤다. 날이 더워도 속은 춥다. 항상 벌벌 떨린다”라고 웃었다. 취재진이 “감독님은 어느 계절을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에 특유의 자학(?)개그를 선보인 것이다.
그래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한화는 최근 수비연습을 강화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3연전 첫날엔 수비연습을 길게 한다. 타격연습을 할 시간이 줄어들어서 특타를 하고 왔다”라고 했다. 실제 이날 한화 선수들은 경기 전 연습시간을 거의 수비훈련으로 보냈다. 마치 스프링캠프를 방불케 했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내야 수비가 좀 나아져야 하는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리고 그라운드로 나가 김성한 수석코치와 뭔가를 얘기하는 모습이었다. 그 뒷모습. 어쩐지 짠해 보였다.
[김응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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