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특급 불펜' 한 명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SK 와이번스는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조동화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덕분에 3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30승(1무 36패)째를 챙겼다.
비록 스포트라이트는 조동화쪽으로 쏠렸지만 박정배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박정배는 양 팀이 3-3으로 맞선 8회부터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올시즌 SK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79로 9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러 있다. 예전 SK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올시즌 SK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부분은 불펜 불안이었다. SK 코칭스태프는 불펜진을 두 차례나 대거 교체하는 등 변화를 줬지만 효과는 사실상 없었다.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한 명의 등장' 이후였다. 박정배가 그 주인공. SK 이적 첫 해인 지난 시즌 37경기 4승 3패 3홀드 평균자책점 3.14로 준수한 활약을 펼친 그는 올시즌 재활을 마치고 6월 14일 1군 무대에 등장했다.
첫 3경기에서 몸을 푼 박정배는 6월 25일 넥센전부터 셋업맨으로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에서 1이닝 2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한 박정배는 6월 28일 LG전에서도 2⅓이닝 5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접전 상황에서의 등판이었지만 전혀 흔들림 없었다. 3일 KIA전 역시 동점 상황에서 올라와 2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도 거뒀다.
지난해 박희수가 부럽지 않은 활약이다.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단 0.87이다. 10⅓이닝동안 6개 안타 4볼넷만 내준 반면 탈삼진은 11개나 기록했다. 박정배는 시즌 처음 접전 상황에서 등판한 넥센전을 언급하며 "상황이나 상대 타순 등 자신감이 생길 요소들이 많았다. 이제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편하다"고 최근 호투 비결을 언급했다.
박정배 효과는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SK 불펜은 박정배 합류 이후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 중이다. 합류 이전 5.10이었던 것에 비해 1.5 이상 떨어졌다. 다른 불펜투수들 역시 '나 말고 다른 투수들도 있다'라는 한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되며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패배라도 선발이 일찌감치 무너져 패할 때보다 불펜으로 인해 역전패할 때 팀 분위기는 더욱 가라 앉는다. 현재 SK는 크게 치고 올라가지는 못하지만 접전에서 잡을 수 있는 경기는 승리하고 있다. 박정배의 호투로 인해 팀 분위기까지 살아나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방출선수 신세였지만 이제는 한 팀의 불펜, 이를 넘어 전체 분위기까지 좌지우지하게 된 박정배다.
[SK 박정배.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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