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송광민은 한화에 건강한 자극제다.
한화 송광민. 2002년 한화에 2차 10라운드 76순위로 입단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2006년부터 1군에 얼굴을 드러냈다. 2008년 75경기서 타율 0.271 7홈런 23타점. 2009년엔 116경기서 타율 0.261 14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정확성보단 한 방 능력으로 주목 받았다. 전형적인 한화형 중장거리포가 될 것으로 보였다.
2010년. 송광민은 군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주전 3루수로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6홈런 34타점을 기록한 뒤 시즌 중 돌연 공익근무를 시작했다. 한화 구단의 군 문제 관리 미숙이 빚어낸 결과였다. 당시 한대화 전 감독은 갑자기 툭 튀어나간 송광민을 보고 황당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김응용 감독에겐 시즌 중 합류한 송광민이 더 없이 반갑다. 알고 보면 송광민이 한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시즌 중 공익 소집해제와 팀 복귀, 송광민이 도전한다
구단들은 선수들의 군 문제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 시즌을 마친 후 입대할 수 있게 날짜를 조정한다. 상무와 경찰청 입대가 어려워 현역으로 복무하거나 공익근무를 해야 할 경우에도 시즌 후에 가도록 배려한다. 그래야 선수 본인이 3년 뒤에 초점을 맞추고 최대한 계획적으로 복귀 준비를 할 수 있다. 어쨌든 송광민은 갑작스럽게 공익근무를 시작했고, 지난 6월 19일 소집해제 됐다. 그리고 6일 뒤 갑작스럽게 1군 실전에 투입됐다.
왜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상무와 경찰청을 가려고 하는가. 군 복무와 동시에 실전경기감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역 혹은 공익근무로 군 복무를 마칠 경우 실전경기감각을 잃을 수밖에 없다. 특히 감각과 멘탈, 테크닉의 스포츠인 야구는 실전감각이 무척 중요하다. 지금 송광민은 하루하루가 쉽지 않다. 김응용 감독은 원래 송광민을 2군에서 좀 더 실전감각을 쌓게 하려고 했지만, 팀 사정이 어렵다 보니 일찍 불러 올릴 수밖에 없었다.
송광민은 11일 대전 두산전까지 1군 9경기에 나섰다. 성적은 타율 0.259 1홈런 7타점. 아직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차근차근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11일 경기서는 2안타를 쳐냈다. 그 중 1안타는 생애 첫 만루홈런이었다. 그것도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만들어낸 천금 같은 홈런. 한 방 능력이 여전하다는 걸 입증했다. 송광민은 지난 3년의 공백기를 딛고 한화 주전 안착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 자체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 송광민표 나비효과, 한화에 건강한 자극제다
송광민은 애당초 한화의 최대 취약지구 3루에 투입될 것으로 보였다. 공익근무 직전 3루를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주전 유격수 이대수가 최근 주춤한 걸 틈타 꾸준히 주전유격수로 중용되고 있다. 타순도 5~6번에 배치된다. 점점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여주면서 한화에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단 이대수가 백업으로 밀려나면서 다른 내야수들도 덩달아 긴장하게 됐다. 이대수는 그야말로 한화 내야진의 중심축이었다. 하지만, 조금 주춤하자 김 감독은 가차 없이 밀어냈다. 송광민은 여차하면 3루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주전 오선진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대수는 이학준, 조정원 등 새파란 후배들과 경쟁해야 할 처지다.
또 하나. 송광민이 비교적 중심타선에 자리매김하면서 타선 무게감이 더해졌다는 점. 최근 최진행의 타격감이 좋지만, 김태균과 김태완이 뒤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시너지효과가 반감됐다. 이제 송광민이 가뭄의 단비처럼 나타나 중심타선을 뒷받침 한다. 안타를 날리지 못해도 일단 상대 투수 입장에선 좀 더 한화 타선이 묵직하게 보인다. 무언의 압박이 좀 더 심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다. 김태균과 김태완도 송광민의 만루포에 자극받을 수 있다면 한화로선 더 없이 좋은 일.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한 믿음을 주면서도 이름값으로 선수를 기용하는 사령탑이 아니다.
송광민이 한화에 건강한 자극제가 될 조짐이다. 승률 0.304. 이날 그의 만루포가 팀을 2할대 승률에서 벗어나게 했다. 송광민의 복귀와 주전 안착 도전. 한화에 지난 몇 년간 부족했던 긴장감과 승부욕. 끈기가 되살아날 수만 있다면 대성공이다.
[송광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