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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빠 어디가 열풍'? 현실과 너무도 달라 씁쓸해
19일, 온라인상에서는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많은 관련기사가 양산됐고, '아빠, 어디가'가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요인을 분석하는 기사마저 올라왔다.
현지에서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보고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현지에서는 '아빠 어디가'의 미풍조차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직접 확인해보고자 한 매체가 열풍의 증거로 삼은 KNTV의 게시판을 방문해보았다.
댓글은 불과 26개.
열풍의 근거로 삼기에는 너무도 빈약했다.
한류스타 송승헌이 출연한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의 게시판에는 50여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려있었다. '아빠, 어디가'가 열풍이라면, '남자가 사랑할 때'는 "열도가 뒤집혔다"정도로 표현해야 하는 것일까.
어떠한 작품에 대한 현상을 '열풍'이라 부를 때는, 최소한 그 기세를 보여주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일반 대중들이 인지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어야 할 것이다. 이를 테면, 한일 독자들이 책 하나를 사기위해 줄까지 섰던 '무라카미 하루키 열풍'이나 많은 일본 10대들을 한류붐에 가세하게 한 '일본내 이홍기, 장근석 열풍'과 같이 말이다.
더구나 한류전문채널 KNTV는 수많은 일본 위성채널 가운데 중위권 정도에 해당하며, 10만 가구 안팎이 시청하고 있다. 한류팬들이 즐겨보는 채널이기는 하지만, 시청층은 매우 한정적이다.
'아빠, 어디가'를 열풍으로 표현하기에 게시판에 적인 호평들은 너무도 초라해보였다. 게시판에 달린 한 줄 댓글 26개, 그 이상의 현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열풍은 커녕 오히려 한국의 TV 프로그램들은 지난해부터 크게 고전하고 있다. 현지에서 '한류는 끝났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한류 붐은 드라마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울연가'는 한류붐의 시초였고, '미남이시네요'는 한류 열풍의 불씨를 되살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일본내 한류는 끝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일본 언론은 벌써 몇달 전부터 '한류 끝났다', '한류붐의 종언'이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상륙, 그리고 일왕(현지선 천황으로 호칭)에 대한 모독 논란과 사죄요구로 한국에 대한 일본 현지여론이 크게 악화됐고, 지상파에서 한류 드라마의 방송이 어려워졌다.
TV는 가장 파급효과가 큰 매체지만, 더 이상 일본 지상파에서 한국 드라마나 한류 스타를 보기는 쉽지 않다. 일본에서도 톱스타급인 빅뱅, 동방신기, 한국에서도 명작드라마로 손꼽히는 조인성·송혜교 주연의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정도가 일본 TV에서 간간히 보이는 수준이다.
소녀시대 등 한류스타의 음반판매량도 급감하고 있고, 엔저까지 겹쳐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방문객도 절반으로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빠, 어디가' 열풍 보도는 참으로 씁쓸하다. 차라리 사실이었으면 좋겠지만, 실상은 정반대라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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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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