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후의 퍼즐은 누구일까.
삼성은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로 이어지는 토종 3선발에 외국인투수 릭 벤덴헐크가 최근 살아나면서 강력한 선발진을 재구축했다. 차우찬이 퇴출된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대신 두 차례 선발 기회를 얻었고 좋은 투구를 했다. 로드리게스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입단한 카리대 역시 다음주에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5월 이후 불안했던 삼성 선발진이 후반기 들어 안정세를 찾는 조짐이다.
▲ 차우찬이 살아났다, 그래도 류중일 감독 눈에는 뭔가 아쉽다
차우찬은 올 시즌 선발진 진입에 실패했다. 기복 있는 제구가 항상 발목을 잡았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을 롱릴리프 혹은 셋업맨으로 기용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나거나 기존 선발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만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올 시즌 구원으로는 27경기서 5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3.65. 선발로는 5경기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3.86.
5월 이후 구위가 부쩍 좋아졌다. 5월엔 10경기서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하지만, 6월 9경기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5,16으로 흔들렸다. 류 감독의 신임을 얻을 듯하면서도 확신을 주지 못했다. 사실 로드리게스의 퇴출, 벤덴헐크의 2군행이 아니었다면 차우찬이 선발로 다시 기회를 받는 건 불가능했다.
두 외국인투수의 공백이 차우찬에겐 마지막 기회였다. 차우찬은 여전히 선발진 재진입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7월 25일 대구 NC전서 6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 피칭을 한 끝에 승리투수가 됐다. 이어 2일 잠실 LG전서 6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퀼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병규에게 맞은 투런포가 그를 패전으로 몰았으나 이병규가 낮게 깔린 볼을 잘 걷어올렸다.
그래도 류 감독은 여전히 차우찬에게 아쉬운 눈치다. 호투에 반색하면서도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크다. 그러면 투구수가 늘어나고 타자에게 끌려다니게 된다. 투수는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잘 던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역시 잘 던지다가도 높게 제구되는 실투가 종종 눈에 띄었다. 이런 공을 타자가 골라내거나 장타로 연결할 수 있다. 고스란히 투수가 피해를 보는 것이다.
▲ 로페즈같은 카리대, 류心은 일단 선발투수로…
류 감독은 카리대를 두고 “KIA 로페즈를 보는 것 같다”라고 했다. 특유의 부드러운 투구폼을 좋게 평가한 것이다. 카리대는 2일 잠실 LG전서 0-3으로 뒤지던 7회 구원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번 LG와의 3연전서는 불펜 대기한 뒤, 다음주엔 선발로테이션에 일단 포함될 계획이다. 류 감독은 “용병을 중간으로 쓰는 건 아깝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카리대를 어떻게 쓸 것인지 장고에 돌입했다. 차우찬이 계속 잘 던져준다면 굳이 카리대를 선발진에 고정하기 보단 불펜 셋업맨으로 써도 된다. 더구나 카리대는 올 시즌 마이너리그서 구원으로도 등판했다. 잔여경기는 약 40경기. 류 감독은 카리대를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 획득을 위한 비밀병기로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하고 있었다. 예전보다 약한 불펜 사정도 카리대의 불펜행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
그러나 류 감독은 3일 경기를 앞두고 어느 정도 마음을 정리한 것 같다. “일단 선발로 기용해보겠다. 안 되면 불펜”이라고 했다. 명색이 외국인투수인데 일단 선발로 써보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4일 경기를 끝으로 3일 휴식기에 들어간다. 8~9일 대구 한화 2연전에 맞춰 선발로테이션을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
▲ 6선발은 없다, 두 사람 중 1명은 불펜으로 내려간다
그렇다고 해서 6선발 체제 구축은 하지 않는다. 류 감독은 “경기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6선발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지금은 선발진의 힘의 안배보단 전력으로 스퍼트를 해야 할 시기. 결국 차우찬 혹은 카리대 중 단 1명이 5선발로 살아남는다. 나머지 1명은 불펜에서 비밀병기 역할을 해야 한다. 사실 선발난에 시달리는 다른 팀에 비하면 류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진 것이다.
일단 키는 카리대가 쥔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카리대가 선발로 몇 이닝 정도 던져줄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작년에 뛴 브라이언 고든은 6회 이후엔 구위가 떨어져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라고 했다. 카리대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주되, 이후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카리대가 선발로 나서서 류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지 못할 경우 차우찬이 그대로 5선발로 자리를 잡고 카리대는 불펜에서 활용될 수도 있다.
시간은 많지 않다. 곧 결론을 내리고 마운드를 정비해야 8~9월 최종 선두싸움서 최상의 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차우찬과 카리대. 류 감독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
[카리대(위), 차우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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