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오늘의 승리투수.”
11일 목동 넥센전을 앞둔 한화 김응용 감독에게 이날 선발등판하는 유창식에게 기대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봤다. 김 감독은 “오늘의 승리투수”라고 짧게 답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됐다. 유창식이 오늘의 승리투수가 됐다. 유창식은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시즌 2승(7패 2홀드)째를 따냈다. 4월 18일 NC전서 승리를 따낸 뒤 무려 13경기, 약 3개월만에 따낸 시즌 2승이었다.
4월 18일 경기 승리는 선발승이 아닌 구원승이었다. 때문에 유창식의 선발승은 이날이 올 시즌 처음이었다. 지난해 9월 20일 잠실 LG전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325일, 약 11개월만의 선발승이다. 유창식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선발로 7경기서 6패 평균자책점 13.00이었다. 구원으로는 10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57이었다. 선발, 구원 모두 신통찮았다. 급기야 6월 16일 롯데전 이후엔 어깨 통증으로 한동안 재활에만 임했다.
김응용 감독으로선 속이 탔다. 유창식은 김 감독의 구상 속에 올 시즌 4선발이었다. 한화는 올 시즌 대니 바티스타-데나 이브랜드-김혁민-유창식-윤근영으로 선발진을 꾸렸다. 하지만, 유창식과 윤근영은 부진한 모습을 거듭하며 선발진에서 탈락했다. 유창식이 부상을 호소하는 사이 한화는 수 많은 선수를 4~5선발로 테스트했다. 그 테스트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유창식이 선발진에 자리잡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유창식은 좌완으로서 폼이 예뻐 리틀 류현진이란 말도 들었다. 아니었다. 그동안 류현진의 반에 반도 따라가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기대를 모았으나 팬들에게 실망만 시켰다. 이젠 어깨에 더 이상 이상이 없다. 김 감독도 일단 잔여 시즌서 유창식에게 선발로 계속 기회를 줄 전망이다. 김 감독은 유창식을 두고 “선발 체질이야”라고 했다.
컨디션이 좋은 유창식. 소위 말하는 긁히는 날이었다. 1회 장기영을 1루 땅볼, 문우람을 2루 땅볼, 이택근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출발했다. 2회 2사 후 김민성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았으나 유한준을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3회엔 1사 후 허도환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내줬으나 장기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문우람을 3루 땅볼로 처리했다. 4회엔 1사 후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강정호, 김민성을 차례대로 돌려세웠다.
5회가 위기였다.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 볼넷을 내줬다. 서동욱을 야수선택으로 처리했지만 허도환에게 또 다시 볼넷을 내줬다. 1사 1,2루 위기. 그러나 대타 오윤을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면서 최대 위기를 벗어났다. 유창식은 6회 선두타자 문우람에게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구사한 135km짜리 직구가 높게 구사돼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짜리 솔로포로 연결됐다. 유창식은 이후 곧바로 교체됐다.
총 87개의 볼을 던졌다. 스트라이크는 50개였다. 직구 위주의 정석 피칭이었다. 45개의 직구를 구사했다. 그러나 146km로 낮게 깔리는 직구는 최고의 무기였다. 직구 다음으로는 슬라이더를 28개 던졌다. 유인하려는 목적. 슬라이더 역시 제구가 워낙 예리해 넥센 타자들의 예봉을 피해가기 좋았다. 커브, 포크볼, 투심은 보여주는 수준. 홈런을 내준 직구 정도를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외야로 뻗어나간 타구도 단 4개에 불과했다.
중요한 건 유창식이 이날 같은 좋은 피칭을 꾸준하게 보여줄 수 있느냐다. 결국 선발진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여기에 달렸다. 일단 이날 잘 던졌으니 다음에도 선발등판은 보장됐다. 유창식에겐 올 시즌 잔여경기서 계속 선발진 경쟁을 하게 된다. 유창식의 선발진 안착. 한화 선발진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유창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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