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대안이 아닌 해답이다.
한화 이글스 3년차 좌완 유창식이 서서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최근 3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선발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시즌 초반 볼넷으로 자멸하던 그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많은 이들이 원하던 그림이 이제야 나오고 있다.
유창식은 22일 대전구장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서 6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로 4승(3 선발승)째를 따냈다. 최근 3차례 등판에서 모두 한 점씩만 내주며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린 유창식이다. 올해 한화 선발투수 가운데 3연승에 성공한 선수는 데니 바티스타뿐이다. 지난 11일 넥센전, 16일 LG전서 각각 5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고, 이날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에도 성공한 유창식이다.
한화는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서부터 유창식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떠난 자리를 그가 메워주길 기대했다. 실제로 유창식은 스프링캠프지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9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활약을 예고했다. 지난해 성적(6승 8패 평균자책점 4.77)은 우습게 뛰어넘을 듯 보였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5월까지 13경기(5 선발)에서 그가 남긴 성적은 1승 5패 2홀드 평균자책점 12.19. 1승도 구원승이었다. 삼진 16개를 솎아내는 동안 24사사구를 허용했다. 피안타율(.383)과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좋지 않았다. 결국 5월 15일 넥센전서 1⅓이닝 7피안타 8실점(7자책)으로 무너진 뒤 2군행을 통보받았다. 한 달 만에 1군에 합류했지만 2경기에서 4⅔이닝 4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뒤 다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를 악물었다. 그냥 무너질 수는 없었다. 제구를 잡는 데 특히 힘썼다. 정민철 투수코치와 함께 피나는 훈련을 소화했다. 많은 공을 던지며 밸런스를 잡았고, 꾸준한 러닝으로 하체를 강화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자신감도 되찾았다.
김응룡 한화 감독도 그의 노력을 높이 샀다. 그는 지난달 30일 TV 중계를 통해 유창식의 퓨처스 선발 등판 경기를 지켜보고 "컨트롤이 좋아진 것 같다. 1군에 올려 선발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유창식은 선발 등판할 때마다 호투로 팀에 승리를 안긴다. 김 감독은 "우리 팀 고정 선발은 "바티스타, 이브랜드, 그리고 유창식이다"며 흐뭇해한다.
믿음에 충분히 보답하고 있다. 유창식은 8월 5경기에서 21이닝을 소화하며 7볼넷을 내줬다. 이전까지 25⅓이닝 동안 26볼넷을 내준 것과 견줘 어마어마한 발전이다. 최근 3차례 선발 등판서 3승 평균자책점 1.69의 눈부신 호투. 특히 각기 다른 세 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이기에 의미가 크다. 'LG 천적'이 아닌 '믿음을 주는 선발투수'로 거듭나고 있는 유창식이다.
당장 큰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았다. 꾸준히 지금과 같은 투구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유창식은 "시즌 끝날 때까지 부상 없이 이대로 잘 던지고 싶다"는 다소 소박한 각오를 전했다.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한화 선발진에서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는 카드다. 지난 2일 1군 등록 당시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를 스스로 잠재우고 있다. 유창식은 한화 선발진의 대안이 아닌 '해답'이다.
[최근 3차례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따낸 한화 유창식.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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