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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는 요즘 가장 핫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에는 신화, 포미닛, 엠블랙처럼 가장 핫한 아이돌 스타들부터 김구라, 최수종, 진중권까지 방송인, 배우, 평론가 등 전방위에서 다양한 호스트들이 출연했다. 또 최근 하차한 김슬기를 비롯해 현재 출연 중인 김민교, 정명옥까지 몇몇 크루들은 ‘SNL 코리아’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B급 정서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이제 대세로 올라섰고 타 방송 관계자들은 트렌드를 읽기 위해 ‘SNL 코리아’를 모니터링 한다.
그렇다면 정작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SNL 코리아’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온 안상휘 CP에게 프로그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어봤다.
“처음 우리가 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토크 버라이어티가 대세였다. 거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었던 거고 그게 19금이었는데 여기에 질적인 완성도를 더했다. 성인 코미디를 하되 질적인 측면에서 좀 뻔하지 않는 코미디를 하려고 했다. 일반 코미디를 보면 보통은 ‘저게 나오고 마무리가 이렇게 되겠지’라는 예측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걸 비껴갔고 그게 통한 것 같다.”
‘SNL 코리아’의 웃음 포인트는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콩트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디테일이나 분장, 세트 등으로 다른 코미디보다 좀 더 극적인 부분을 만들어낸다. 최근 김구라가 호스트로 출연해 큰 화제가 됐던 ‘구라용팝’ 역시 ‘SNL 코리아’의 이 같은 특징을 잘 보여주는 한 예다. 걸그룹 크레용팝의 의상을 입고 직렬 5기통 춤을 추며 윙크까지 하는 김구라의 모습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김구라 씨가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간 게 처음이라고 좋았다면서 찍을 때 화냈던 PD에게 미안하다고 꼭 전해달라고. (웃음) 그 친구들이 다들 프로라서 잘 찍는다고 했다. 김구라 씨는 원래 짧은 시간에 빨리 해치우는 스타일이라고 들었는데 주변에서 코미디 하는 동료들이 있는데 저렇게 열심히 하는 거 처음 봤다고 하더라.”
하지만 프로그램이 잘 나가는 만큼 그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SNL 코리아’는 시즌 초반 장진 감독이 주도했던 ‘위켄드 업데이트’를 비롯해 대선 기간 큰 인기를 끌었던 ‘여의도 텔레토비’까지 그동안 한국 코미디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시사 풍자와 해학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섹시’, ‘병맛’, ‘셀프 디스’ 등은 여전히 살아있지만 일면 시사 풍자에서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했던 것들이 줄어들지 않았냐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제작진의 생각은 어떨까.
“우리가 우려하는 부분은 누군가를 선동하는 것이다. 뉴스를 전달하면서 ‘이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저렇게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식은 아닌 것 같으니까. 프로그램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그 때문에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그저 본연의 시사 풍자를 하고 싶다.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뉴스들을 약간 비트는 방식으로 웃음을 주는 것.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성인들의 생활에 다가가는 생활 밀착형 풍자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사실 더 많은 스타들이 ‘SNL 코리아’에 크루로 합류하고 싶어 하지만 균형을 생각해서 더 이상 받지 않는 중이다. 잘 나가는 사람들 중에도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는 오히려 묻혀있는 사람들을 키우고 싶다. ‘SNL 코리아’가 김슬기나 고경표처럼 신인 발굴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김슬기 같은 캐릭터를 영입하려고 한 달 전부터 오디션을 보고 있는 중이다. 연기는 잘하지만 귀여운 속칭 ‘또라이’를 찾고 있다.”
안 CP는 이제 크루들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호스트와 유명인 크루들에 맞춰졌던 포커스를 이제는 무명의 크루들에게도 돌릴 예정이다. 시즌 1부터 계속 변화해오며 최적의 크루 조합을 고민한 그는 이제 “크루를 100%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슬기가 빠지면서 아마 안영미, 클라라, 정명옥에게 그 몫이 돌아갈 것 같다. 기회가 생기면 안 보였던 모습들이 점차 보일 것이다. 특히 클라라의 경우에는 기존의 섹시 이미지가 아니라 망가져도 귀엽고 유쾌한, 지적인 부분을 보여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안 CP는 ‘SNL 코리아’의 앞으로를 정의해달라는 말에 “그 시대의 트렌드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기존에 안 했던 걸 하고 싶다. 기존에 안 했던 걸 패러디하고 더 새롭고 신선하게 그 시대의 트렌드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다.”
[안상휘 CP. 사진 = CJ E&M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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