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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어린이는 나라의 미래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요즘 대한민국의 2013년 기준 출산율은 1.3명으로 이는 초저출산국가를 턱걸이로 피했다. 이 같은 낮은 출산율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한 명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한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크다는게 중론이다. 이를 위해 정부 또한 각종 육아 장려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는 방송가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 2013년 현재 미디어 시장은 다양화 시대를 걷고 있다. 과거 지상파 일변도의 방송 시장에서 케이블을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그리고 인터넷 방송까지, 그야말로 시청자들은 구미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언제든 채널을 돌릴 수 있고 이는 ‘본방사수’라 불리는 고정 시청층 확보가 어려움을 의미한다.
이는 미디어의 업계의 전반적인 시청률 저하로 나타났고 과거 20%를 상회하던 주말 예능들 마저 10%대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률 저하 현상이 광고단가의 하락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정된 광고주가 다양해진 미디어에 광고를 론칭하길 원하고 이로 인해 시청률이 두드러지게 떨어지거나 비인기 프로그램은 할당 광고를 채우지 못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드라마의 경우 해외판권이나 PPL 전략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지만, 이렇지 못한 예능의 경우 시청률 추이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제작비의 절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제작진에게 큰 부담으로 나타난다.
요즘 한국 예능가에서는 과거 ‘무모한 도전’(현 무한도전) 같은 새로운 한방을 볼 수 없다. ‘신개념’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그 근본은 ‘토크쇼’와 ‘리얼버라이어어티’ 같은 큰 맥락에서 변치 않고 있다.
심지어 KBS의 경우에는 tvN ‘꽃보다 할배’를 그대로 답습한 ‘마마도’를 론칭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안녕하세요’의 경우도 ‘화성인 바이러스’의 기본 포맷을 차용하는 지상파와 케이블의 ‘역전현상’까지 낳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수개월 간 준비하던 예능프로그램 기획안을 퇴짜 맞은 적이 있다. 제작비와 소위 말해 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게 이유였다”고 전했다.
광고 규모의 축소로 인해 방송국 고위 관계자들의 경우 과거보다 더욱 실패를 두려워하게 됐다. ‘한번 편성하면 반년은 간다’던 공영방송국들 또한 순식간에 정규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시대가 됐다.
도전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 2005년 첫 방송된 ‘무한도전’의 전신 ‘무모한 도전’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시청자가 올린 특이한 대결 소재를 직접 실험하는 형태의 ‘무모한 도전’은 목욕탕에서 물이 빠지는 것 보다 물을 바가지로 빨리 퍼내는 등의 도전을 하면서 방송 관계자들로부터는 실소를 얻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스튜디오 녹화, 혹은 세트장에서 진행되는 ‘출발 드림팀’, ‘X맨’ 같은 류의 대결 프로그램에만 익숙했던 시청자들에게 ‘무모한 도전’은 색다른 예능프로그램을 알렸고, 결국 입소문을 타고 초반 한자릿수였던 시청률은 30회차에 이르러서야 16%대 까지 치솟았다. 새로운 ‘국민예능’의 탄생을 알린 것이다.
MBC는 젊은 김태호 PD를 믿고 ‘무모한 도전’을 ‘무한도전’으로 단독 편성했고 큰 문제가 없다면 ‘무한도전’은 2015년 방송 10년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할 예정이다. 이제 꿈나무가 아닌 장년이 됐다.
현 방송가에는 제2의 ‘무모한 도전’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니, 잉태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게 요즘 방송가의 현실이다. 무한 복제와 가지치기로만 일관하는 예능프로그램들을 시청자들은 외면하게 된다.
당초 케이블 채널, 종합편성채널이 예능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제작하면서 기대했던 것은 서로의 경쟁이 유발되면서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서로 파이를 나눠먹다 아사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남의 잘난 것 까지 가져다 ‘짝퉁’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결국 ‘새로운 예능’은 볼 수 없게 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사실상 마지막 신규 예능이 될 ‘무한도전’(위), ‘꽃할배’의 카피 오명을 얻고 있는 ‘마마도’. 사진 = MBC, KBS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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