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에 결단의 시기가 다가온다.
삼성은 16일 현재 선두 LG에 1.5경기 뒤진 2위다. 3위 두산에는 1.5경기, 4위 넥센에는 2경기 앞섰다. 선두 공략을 포기할 때도 아니고, 3,4위 추락을 걱정하지 않을 때 역시 아니다. 삼성은 시즌 막판 레이스를 좀 더 영리하게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 벤치의 선택과 승부수가 중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어느 순간에는 확실하게 노선을 정해야 할 때가 오게 돼 있다.
▲ 삼성 최악의 시나리오, 선두 바라보다 3~4위 추락
감독이 5개월이 넘는 정규시즌 대장정을 이끌어 갈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 최악의 시나리오다. 어떤 전략을 갖고 레이스를 운영할 때 실패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패 후유증이 찾아온다면 추락은 한 순간이다. 때문에 시즌 내내 대부분 감독은 마음 같아선 강공드라이브를 걸어 순위를 끌어올리고 싶지만, 실제로는 순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은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후반기 추락이 계속됐다. LG에 뒤집혔다. 8월 말부턴 선두와 2위를 왔다갔다하더니 9월 8일 맞대결 패배 이후 계속 2위다. LG는 지난주 3연승을 달렸으나 시즌 중반 폭발적 페이스는 분명 아니다. 문제는 삼성이 갖고 있는 힘. 삼성은 지금 근본적인 마운드 약화와 부상병들의 속출로 전력이 뚝 떨어졌다. 지난주 3승2패 보합세. 삼성은 현재 전력으론 딱히 치고 올라갈 힘이 보이지 않는다. 최상보단 최악의 시나리오가 더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다.
삼성은 LG를 따라잡아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2위를 지키지 못하고 두산이나 넥센에 따라잡혀 3위 혹은 4위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삼성은 심리적으로 크게 낙담한 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한다. 디펜딩챔피언 자존심이 있는 삼성으로선 2위로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상실감이 크다. 삼성에서 수 차례 포스트시즌을 치러본 KIA 선동열 감독도 “순위 싸움에서 밀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하면 다운된 분위기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으로선 한국시리즈 직행이 가장 좋지만, 최소한 2위는 지켜야 한다. 정규시즌 3~4위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기 어렵다. 선두공략에 총력을 다한 뒤 실패하면서 두산과 넥센의 역공을 받아 3위 혹은 4위로 추락하는 시나리오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객관적 전력상 삼성이 두산, 넥센을 압도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
▲ 29일 LG와의 마지막 맞대결이 최후의 승부처
삼성과 LG는 맞대결 1경기가 남아있다. 29일 오후 5시 잠실에서 열린다. 맞대결 직전까지 삼성은 9경기, LG는 7경기를 치른다. 그 경기가 선두다툼 최후의 승부처가 될 것 같다. 이후 삼성은 5경기, LG는 6경기를 남겨놓게 된다. 삼성이 최대 1.5경기 차를 유지한 상황에서 LG를 잡는다면 막판 뒤집기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최소 1.5경기 유지를 하지 못한 채 LG에 패배할 경우 선두는 고사하고 3~4위 추락 가능성도 생긴다.
결국 삼성으로선 LG와의 맞대결 결과, 혹은 그 전후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스케줄을 보면 삼성은 다음주 23일~28일 LG가 2경기를 치르는 사이 무려 5경기를 치른다. 여기서 결과가 좋으면 LG와의 맞대결을 포함해 총력전을 펼쳐 선두 도약을 노릴 수도 있다. 아니면 최소 2위사수 전략으로 급선회해야 할 수도 있다.
▲ 부상자들 복귀 전망, 나쁘지는 않다
삼성의 2위 추락 근본적 원인은 마운드 약화다. 이 문제는 당장 어떻게 손을 본다고 될 일이 아니다. 갖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삼성은 현재 채태인, 조동찬, 진갑용, 배영섭이 1군에서 이탈했고, 박석민도 잔부상이 있다. 일단 채태인은 현재 퓨처스리그서 타격을 하고 있다. 1군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류중일 감독은 일전에도 “타격만 되면 1군에 올릴 생각도 있다”라고 했다. 채태인은 1루수라서 수비부담이 적고 지명타자 출전도 가능하다.
진갑용도 무릎 염증 증세이기 때문에 열흘을 채운 뒤 1군에 올라올 예정이다. 손가락 통증 등 잔부상이 있는 박석민도 팀 사정상 빠지기 어렵다. 문제는 조동찬과 배영섭. 조동찬은 현재 왼쪽 무릎 깁스를 푼 상태다. 재활에 들어갔다. 정규시즌서는 뛰지 못하고 포스트시즌도 지켜봐야 한다. 부상자 중 복귀전망은 가장 어둡다. 리즈의 강속구에 머리를 맞은 배영섭은 후유증을 톡톡히 겪다 15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1군에서 제외됐다. 당분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부상자들 전망이 썩 나쁜 건 아니다. 현재 전력이 너무나도 불안한 삼성으로선 이들의 회복과 복귀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부상자들의 행보에 따라 시즌막판 노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무리하게 부상자를 복귀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샌드위치 신세인 삼성으로선 선두공략을 위해서라면 부상자 조기복귀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 만약 그 승부수가 무리수라고 판단되면 2위 지키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 삼성이 냉정하고 치밀한 계산을 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삼성에 향후 2주, 즉 29일 LG와의 맞대결까지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시기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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