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LG가 김종규를 품에 안았다.
지난 2012-2013시즌을 회상해보자. LG는 프로농구 고의 패배의 중심에 섰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LG는 시즌 중반 이후 석연치 않게 연이어 패배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주전 선수를 갑작스럽게 빼고 경기를 치렀고, 설렁설렁 경기에 임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언론과 팬들은 LG를 맹비난했다. 결국 KBL은 2014-2015시즌부터 로터리픽 지명확률 23.5%제도를 없앴다.
어쨌든 이번 신인드래프트까진 로터리픽 23.5% 확률이 살아있었다. LG는 포스트시즌에 탈락했고, 23.5%의 1순위 추첨확률을 얻었다. 그리고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신인드래프트 확률 추첨에서 마침내 1순위 선발권을 얻었다. LG는 주저하지 않고 김종규를 선발했다. LG는 김시래와 문태종을 영입했으나 높이가 늘 아킬레스건이었다.
LG는 김영환, 박래훈, 조상열, 이지운, 기승호 등 1~3번 자원은 많았으나 높이가 항상 부족해 KBL에서 전자랜드와 함께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경험이 없던 유이한 팀이었다. LG는 결국 김종규에 대한 갈증이 심했고, 결국 고의패배 논란을 딛고 김종규 획득에 성공했다. 김종규를 얻은 LG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LG가 1순위, 그리고 김종규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이날 드래프트 행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LG 관계자들은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LG는 10개구단 중 가장 먼저 단상에 테이블보를 깔고 신인드래프트를 기다렸다. 그리고 김종규 선발을 대비해 김종규가 마킹된 유니폼을 제작해오는 정성을 보였다.
LG에 기분 좋은 징조 또 하나. 이날 KBL은 트라이아웃 이후 신인드래프트 행사 직전 드래프트 추첨 시뮬레이션 행사를 진행했다. 확률, 순위 모두 무시하고 10개구단이 적힌 구슬을 넣고 무작위로 추첨을 했다. 드래프트 추첨 기계의 성능을 확인하고 사상 최초 TV 생중계에 대비한 것. 그런데 여기서도 LG가 전체 1순위 영예를 안았다고 한다. 그리고 2순위 KCC 역시 시뮬레이션에서도 2순위 추첨권을 얻었다. 희한하게 실제 드래프트와 들어맞은 것.
한 농구관계자는 “LG가 그동안의 노력을 드디어 보상받는 모양이다”라고 했다. LG는 김종규를 품에 안자 일제히 환호했다. LG 프런트들은 서로 얼싸안고 쾌재를 불렀고,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는 김진 감독도 기쁜 마음으로 단번에 김종규를 외쳤다. 이제 김 감독과 LG는 김종규를 한국농구 최고의 센터로 성장시켜야 하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LG의 눈물겨운 1순위 지명기였다. 해피엔딩이 될 것인지는 지금부터 지켜봐야 될 일이다.
[김종규. 사진 = 잠실학생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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