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유쾌하고 훈훈하며 때로는 감동도 안기는 영화 '깡철이'(감독 안권태)가 온다.
'깡철이'는 가진 것 없어도 '깡' 하나와 긍정의 힘으로 거친 세상을 살아가던 부산 사나이 강철이 삶을 뒤흔들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자 세상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타이틀롤을 맡은 유아인은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깡철이'에서 강철 역을 맡아 천만배우 김해숙과 모자 호흡을 맞췄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반열에 오른 김해숙과 '자유로운 영혼' 이미지로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유아인의 연기 시너지는 상상 이상이다. 거친 매력의 유아인, 아이를 연상시키는 순진무구함을 지닌 김해숙은 관객들의 눈물과 웃음을 자유자재로 조종한다.
'케미' 뿐만이 아니다. 유아인의 디테일한 감정 표현과 진심어린 눈빛은 그가 왜 20대 남자배우군 이끌어가는 배우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거친 매력의 캐릭터를 만날 때 더욱 호평 받고 사랑받아 온 유아인의 공식은 이번 역시 통용될 것으로 보인다. "세상이 깡패"라고 이야기하는 상처받은 눈동자, 불의에 굽히지 않는 뚝심과 남자다움, 자신의 사람을 마음으로 따듯하게 감싸는 훈훈함까지. 여기에 물오른 연기력까지 더해졌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이런 유아인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배우군들의 조합도 탄탄하다. 강철의 어머니를 맡아 러닝타임 내내 귀여운 매력과 '연기의 신'급 연기력을 선보인 김해숙이 없었다면 유아인은 빛날 수 없었다.
또 이시언, 김성오, 김정태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종수 역의 이시언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넉살 매력을 이번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성오는 자신만의 연기력으로 코믹을 넘어 자칫 오버 캐릭터로 여겨질 수 있을 법한 조폭 휘곤 캐릭터에 현실감을 안겼다. 김정태는 부산 뒷골목의 큰 형님 상곤 역을 맡아 영화에 무게감을 부여했다.
명품 배우들의 연기력은 출중했지만 영화 자체로는 아쉬움을 남긴다. 코미디, 드라마 그리고 조폭 영화까지 더해진 '깡철이'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자칫 조폭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범할 수 있는 '허세' 보다는 '현실'을 택했고, 거친 영화임에도 온기가 느껴지게 가족을 그려냈으며, 신파 보다는 관객들에게 스스로 감정을 느끼게끔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한 군더더기들이 눈에 걸린다.
또 조폭이라는 소재와 함께 외로워도 슬퍼도 그리고 힘들어도 나는 안 운다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이를 통해 예상 가능한 감동을 안기는 모습이 이제는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는 점도 안타까움을 불로 일으킨다.
하지만 그럼에도 출중한 연기력과 억지로 쥐어짜지 않는 눈물로 무장한 '깡철이'는 한 청년의 성장담을 바라보며 눈이 즐겁고 가슴이 훈훈해 질 수 있는 영화다. 오는 2일 개봉.
[영화 '깡철이' 스틸컷.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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