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개인보다는 팀이 강하다.
삼성의 정규시즌 3연패 명제다. 삼성의 정규시즌 3연패는 개인보다 팀이 강했기 때문이다. 2일 현재 각종 투타 부문별 순위표를 살펴보자. 삼성 선수가 1위를 달리고 있는 건 다승 부문의 배영수(14승)가 전부다. 물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제법 많다. 하지만, 타이틀 홀더가 유력한 선수는 배영수가 유일하다.
팀 기록을 살펴봐도 그렇다. 삼성이 1위를 달리는 부문이 많지 않다. 2일 부산 롯데전 직전까지 기준으로 살펴보자. 우선 팀 평균자책점이 3.96으로 LG, 롯데에 이어 3위다. 삼성은 2011년 3.35, 2012년 3.39로 2년 연속 이 부문 1위를 차지했었다. 그만큼 마운드가 약해졌다는 방증이다. 팀 타율도 0.282로 LG와 함께 공동 2위였다. 지난해엔 0.272로 1위를 차지했다. 물론 타고투저 영향을 받아 팀 타율 자체는 높아졌지만, 어쨌든 리그 탑은 아니었다. 공격 지표에선 대부분 막강 화력을 과시한 두산에 밀렸고, 마운드 지표에선 대부분 짠물 마운드로 변신한 LG에 밀렸다. 삼성이 팀 기록서 1위를 달리는 부문은 팀 최소 블론세이브(7개), 팀 WHIP(1.33) 정도다.
그럼에도 삼성은 개인보다 팀이 강하다. 경기 초반 선제점을 뽑을 경우 추가점-마운드 봉쇄 등의 공식을 가장 잘 지킨 팀이 삼성이다. 삼성은 올 시즌 7회 리드시 단 1패도 당하지 않았다. 역전승이 많고 역전패가 적은 팀 역시 삼성이다. 한 이닝에 4~5점 이상의 빅이닝을 만드는 데 능한 팀 역시 삼성이다. 상대에 흐름을 넘겨줬으나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팀 역시 삼성이다. 누구 1명의 힘이 아니라 전 선수들이 쉽게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끈질김과 간절함이 있다. 때문에 삼성은 올 시즌 전력이 약해졌어도 여전히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 1순위다.
확실히 삼성만의 팀워크가 있다. 희생을 해야 할 때, 해결을 해야 할 때, 막아줘야 할 때 막아주는 힘이 있다. 시즌 막판 한 야구관계자는 “삼성이 나사를 조일 때가 되니까 딱 조인다”라고 했다. 승부처를 놓치지 않는 승부사. 먹이를 놓치지 않는 맹수 사자와 똑 닮았다. 혹여 투타 흐름이 좋지 않아 연패를 당해도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분위기를 반전하는 힘이 있다. 단순히 기록엔 축약되지 않는 부분이다.
류 감독은 “우리는 10분 일찍 문화가 있다. 참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삼성은 9개 구단 중 경기 전 훈련을 가장 일찍 시작하는 팀으로 꼽힌다. 그만큼 부지런하다는 증거다. 불과 몇 분 차이지만,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 선수가 말하지 않아도 약속 시간보다 일찍 준비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예를 들어 선수단 버스 출발시간이 2시 20분이라면 2시 10분엔 전 선수가 모여있다. 전력분석 미팅, 팀 훈련 등도 마찬가지다.
류 감독은 “일찍 준비하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생각할 시간이 있다”라고 했다. 몸이 부지런하면 정해진 약속시간에 임박해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럽게 그날 경기에 대한 생각을 머리 속에서 정리할 수 있다. 자기 반성과 함께 개개인의 목표의식을 다잡는 데도 효과적이다. 류 감독은 올 시즌 약속시간에 늦어 벌금을 물린 선수가 없다고 했다.
한국시리즈만큼 개인보다 강한 팀이 중요한 경기는 없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팀간 객관적 전력 차가 적기 때문에 더더욱 팀 플레이를 잘하는 팀이 유리하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24일까지 적절히 숨을 고르고, 상황에 맞는 팀에 맞는 전략을 설정하고 준비할 수 있다. 삼성 야구는 이렇듯 개개인보단 팀 전체적인 힘이 강하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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