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두고두고 아쉬움 남는 '베이스커버 & 홈 송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안타를 맞은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3회 연이어 나온 두 장면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류현진(LA 다저스)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3차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6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4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 이전까지 한국인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 선발 등판한 선수는 없었다. 박찬호와 김병현이 불펜투수로 나선 적은 있었지만 선발로는 등판하지 않았다. 승리투수란에 이름을 올린 선수도 없었다. 만약 류현진이 이날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된다면 한국인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에 이어 첫 승까지 거두는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

등판 환경은 좋았다. 일단 원정이 아닌 홈 경기였다. 류현진은 올시즌 홈에서 7승 4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원정에서는 승패 기록은 똑같지만 평균자책점은 3.69로 높은 편이었다.

또한 이날 경기는 당초 낮 경기로 예상됐지만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에 펼쳐지는 경기로 결정됐다. 류현진은 야간경기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2.67, 낮 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4.02로 야간경기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류현진은 1회부터 에반 개티스와 크리스 존슨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2실점했다. 다행히 2회에는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안정을 찾았다.

가장 아쉬움이 남은 때는 3회였다. 류현진은 팀이 앞선 2회말 공격에서 4점을 뽑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저스틴 업튼과 프레디 프리먼, 개티스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무사 만루에 몰렸다.

다음 타자는 브라이언 맥캔. 2-2 승부를 펼친 류현진은 7구째를 던져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빠른 타구였기에 충분히 3-6-1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예상되는 상황.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유격수 핸리 라미레즈까지는 예상대로 진행됐다. 이어 1루 베이스커버에 들어온 류현진을 향한 라미레즈의 송구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그 이후. 베이스커버를 들어간 류현진이지만 베이스를 제대로 찾지 못했고 몇 차례 발을 더듬는 사이 맥캔이 1루를 밟았다. 2사 3루가 될 상황이 1사 1, 3루가 됐다.

이는 나비효과가 됐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크리스 존슨을 상대로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1루 베이스라인쪽으로 향한 타구. 2사 3루였다면 1루로 송구해 무난히 이닝을 마칠 수 있었지만 류현진의 선택은 홈이었다.

결과는 세이프. 나름 접전이기는 했지만 3루 주자 프리먼의 완벽한 세이프였다. 2010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471경기에서 7개 도루(4개 실패)에 그친 프리먼이지만 홈을 밟는 데는 문제없는 타구였다. 류현진의 판단 실수였던 것. 결국 류현진의 실점은 4점이 됐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때 '메이저리그 신인'이 아닌 '프로야구 선수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돈 매팅리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선수들도 류현진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의 류현진의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등판이 올시즌 포스트시즌 마지막 등판이 될 수도, 이후 등판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 첫 등판에서는 긴장한 모습 속에 실수를 연발한 류현진이지만 '두 번의 실수'는 용납하지 않는 류현진이기에 다음 등판에서는 '류현진다운' 모습을 되찾기를 기대해본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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