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라운드까진 5할이 목표입니다.”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린 7일 잠실학생체육관. 10개구단 감독들은 약속이나 한 듯 예상 성적을 묻는 질문에 시원스러운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SK 문경은 감독이 “통합우승”이라고 한 걸 제외하곤 쉽사리 순위를 거론한 감독이 없었다. 그저 “6강 플레이오프” “4강”이란 애매한 답변만 나왔다.
이유가 있다. 올 시즌은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아예 “3라운드까진 5할이 목표다”라고 했다. 초반에 무리하게 치고 나가봤자 그 힘을 시즌 막판까지 유지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 혹은 우승후보로 떠오른 동부와 LG도 마찬가지였다. 이충희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라고 했고, 김진 감독은 아예 언급을 삼갔다. 10개구단 모두 시즌 초반 키워드는 안전운행이다.
▲ 시즌 막판 전력이 강해질 것이란 계산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는 팀들을 살펴보자. 불안요소가 있다. 디펜딩챔피언 모비스는 김시래 공백을 메우는 게 과제다. 지난 시즌 김시래의 안정적 경기운영이 양동근의 공격력까지 살렸다는 걸 감안하면 매우 중요하다. 유재학 감독은 일단 김종근에게 김시래 역할을 맡긴다. 하지만, 유 감독은 “실제로 시래의 몫을 해줄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물론 유 감독의 역량으로 보면 시즌 중반 이후엔 어떻게든 해답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LG는 김종규의 합류시기 및 컨디션이 관건이다. 문태종, 김시래를 영입했으나 전력 마침표는 김종규가 찍는다. 김종규는 올 시즌 수 많은 대학경기를 치르느라 과부하가 걸렸다. 여기에 동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을 연이어 치르고 10월 말이 돼야 팀에 합류한다. 이미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 김진 감독은 “투입시기는 본인과 얘기를 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프로적응까지 감안하면 김종규가 LG맨으로 녹아드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KGC는 오세근의 활용이 조심스럽다. 4라운드는 돼야 100%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KGC는 김태술, 양희종도 잔부상을 안고 있다. 시즌 초반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이상범 감독은 “농구선배로서 이들의 선수생명을 지켜줘야 한다”라고 했다. 확실히 강팀들의 시즌 초반 행보는 불투명하다. 시즌 초반부터 승부수를 띄우기가 어렵다.
대신 시즌 후반부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LG는 김종규 변수와 함께 새로운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이 시즌 중, 후반엔 완벽해질 것으로 보인다. KGC와 동부는 상무에서 제대하는 박찬희와 윤호영의 합류라는 플러스 요소가 있다. 특히 동부는 두경민이 팀에 녹은 뒤 윤호영마저 가세한다면 KBL 최강 높이와 스피드를 동시에 갖춘다. KGC와 동부는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특히 포스트시즌서는 위협적인 팀으로 변모할 수 있다.
▲ 어차피 최종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강팀들은 시즌 막판에 전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굳이 초반부터 치고 나설 이유가 없다. 자칫 무리한 경기운영을 하다 부상자가 속출하면 시즌 전체를 망칠 수 있다. 적당히 상대팀의 행보를 살피면서 힘을 분배할 수 있다. 가뜩이나 국내 프로농구 정규시즌 54경기는 매우 빡빡한 스케줄이다. 그리고 국내농구 특성상 정규시즌 우승팀과 준우승팀의 메리트 차이가 크지 않다. 3~4위도 5~6위와 비교할 때 6강 플레이오프 1~2차전을 홈에서 갖는다는 것 외엔 이점은 없다.
결국 대부분 팀은 정규시즌 1~2위를 하지 못한다면 정규시즌 순위에 연연하기보단 초점을 포스트시즌에 맞춘다. 국내농구는 정규시즌 우승팀보단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을 진정한 챔피언으로 인정한다. 정규시즌서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하다 시즌 막판 전력을 극대화해 포스트시즌서 극강의 힘을 발휘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주변환경, 팀들의 사정 등이 그렇게 돌아간다. 그래서 국내농구엔 정규시즌서 우승해도 포스트시즌서는 정작 다른 팀에 끌려 다니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예외도 있다. SK다. 문경은 감독은 “목표는 통합우승이다. 자만이 아닌 자신감을 갖고 지난해 정규시즌서 우승한 게 우연이 아니란 걸 보여주겠다”라고 했다. SK는 지난해 정규시즌서 우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서는 모비스에 밀렸다. 올 시즌은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모두 접수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표현했다. 마침 SK는 박승리의 영입 외엔 지난 시즌 전력에서 변동이 없다. 박승리를 당장 주전으로 중용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다른 강팀들보단 상대적으로 변수가 적어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설 수도 있다. SK는 굳이 남들 눈치 보며 안전운행을 할 이유는 없다는 판단이다.
[미디어데이 장면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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