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차전] 벤헤켄, 노 디시전 속에서도 빛난 PS 데뷔전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밴헤켄이 포스트시즌 데뷔전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넥센 벤헤켄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선발등판해 7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한 뒤 강윤구와 교체됐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른 밴헤켄은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하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자신이 내보낸 주자의 대주자가 선제득점을 했으나 타선이 8회 동점을 뽑아주면서 패전을 면했다. 승패없이 물러났다.

벤헤켄은 1회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중전안타를 내줘 1사 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민병헌과 김현수를 연이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경기 전 만난 포수 허도환은 “벤헤켄은 포크볼과 스플리터가 좋다. 그게 잘 떨어지는 날엔 호투한다. 정규시즌 막판 컨디션이 좋았으니 믿는다”라고 했다.

밴헤켄은 예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변화구 승부를 했다. 2회 선두타자 홍성흔, 이원석을 헛스윙 삼진, 오재원을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했다. 변화구에 타이밍을 맞춘 두산 타자들이 벤헤켄의 직구에도 방망이가 나가기 시작했다. 벤헤켄으로선 투구수를 절약하면서 손쉬운 승부가 가능했다.

벤헤켄은 비교적 긴 휴식을 취하고 3회에 마운드에 나왔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투구밸런스를 유지했다. 최재훈, 김재호, 이종욱을 차례대로 범타로 돌려세웠다. 4회에도 선두타자 정수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후속 민병헌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아 1사 1루 상황. 벤헤켄은 김현수에게 직구로 2루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벤헤켄은 5회엔 홍성흔, 이원석, 오재원을 연이어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잠시 숨을 고르고 올라온 6회. 벤헤켄은 1사 후 김재호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2루 도루자로 처리했고 이종욱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7회엔 선두타자 정수빈의 기습번트를 곧바로 잡은 벤헤켄이 1루에 악송구를 했으나 야수진의 재빠른 중계플레이로 정수빈을 2루에서 횡사시켰다. 다시 힘을 낸 벤헤켄은 민병헌과 김현수를 연이어 봉쇄하며 기세를 드높였다. 벤헤켄은 8회 홍성흔에게 볼넷을 내줘 1사 2루 위기를 맞은 뒤 강윤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손승락이 홍성흔의 대주자 허경민을 홈으로 보내주면서 벤헤켄에게 실점이 기록됐다.

벤헤켄은 올 시즌 두산전서 2승2패 평균자책점 4.88을 마크했다. 24.1이닝을 던져 볼넷이 11개로 다소 많았다. 강타자가 많은 두산 타선 특성상 신중한 피칭을 하다 내준 볼넷이 많았다. 특히 민병헌에게 8타수 3안타, 최준석에게 9타수 3안타, 김재호에게 6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민병헌과 김재호에게 단 1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완벽한 분석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벤헤켄은 이날 직구(42개)와 포크볼(29개)을 가장 많이 구사했다. 허도환의 예상대로 포크볼의 제구가 좋으니 굳이 다양한 구종을 구사할 이유가 없었다. 체인지업과 투심은 보여주는 수준으로 던졌다. 경기 중반 두산 타자들이 포크볼에 방망이를 적극적으로 내밀자 벤헤켄은 오히려 직구 승부로 두산 타선을 제압했다. 147km에 달한 직구와 112km까지 떨어진 포크볼은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효과가 있었다.

벤헤켄은 비록 승리를 따내진 못했으나 염경엽 감독의 기대대로 제 몫을 해냈다. 넥센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넥센은 나이트-벤헤켄이란 든든한 원투펀치를 확인한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이었다. 벤헤켄이 한국 포스트시즌서 특급 데뷔전을 마쳤다.

[벤헤켄. 사진 = 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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