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중국 광저우 안경남 기자]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영권(24)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그리고 그는 가장 먼저 스승인 마르첼로 리피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고 ACL 우승에 기뻐했다.
김영권은 9일(한국시간)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치른 FC서울과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풀타임 출전해 광저우의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철벽’ 김영권의 활약에 힘입은 광저우는 서울의 데얀을 1골로 막으며 지난 1차전 2-2 무승부와 이날 결과를 합해 3-3을 이뤘지만 원정다득점 원칙에 의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스로에게 90점을 주며 우승을 자축한 김영권은 가장 먼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준 리피 감독에게 감사했다. 그는 “리피 감독님께서 나를 굉장히 잘 믿어주신다. 그 믿음에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늘 최선을 다했고, 오늘도 우승을 위해 뛰었다”고 말했다.
특히 리피 감독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리피 감독은 직접 구단에 선수들의 편의사항이 개선될 수 있도록 신경 썼고, 이것이 올 시즌 광저우가 중국 리그와 ACL을 동시 제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했다.
김영권은 “리피 감독님은 어떻게 하면 선수들의 피로도를 최소화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지 생각하신다. 그런 것들이 구단에 반영됐고, 광저우 선수들은 늘 최고의 컨디션에서 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광저우에서 유일한 한국 선수인 김영권에게 올 한 해는 결코 쉽지 않았다. 겉으로 광저우가 모든 대회서 승승장구하며 너무도 손쉽게 우승한 것 같지만, 그 안에서 이뤄진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했다. 김영권은 “우승이 확정된 뒤 그동안 고생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울컥했다. 정말 우승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저우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다. 의사소통, 일상생활 모두 어려웠다. 무엇보다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며 아시아에서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한 광저우에서 뛰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또 다시 리피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김영권은 “가장 힘이 되어주신 분이 바로 리피 감독님이다. 나를 믿고 써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웃었다. 김영권에 대한 리피의 사랑은 대단하다. 리피는 공개적으로 “김영권은 유럽에서도 통할 선수”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권은 마지막으로 만약 리피 감독이 향후 유럽으로 다시 돌아가 유벤투스 같은 빅클럽으로 맡는다면 같이 갈 수도 있지 않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상상만으로도 행복하고 설레는 일이다”면서 수줍은 듯 미소를 지었다.
[김영권. 사진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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