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정은 코치의 부재. 크긴 크다.
삼성생명은 지난 11일 KB와의 홈 개막전서 완패했다. KB엔 변연하, 모니크 커리라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존재했으나 삼성생명엔 해결사가 없었다. 14일 신한은행과의 원정경기도 마찬가지. 삼성생명은 신한은행에 전반 내내 대등한 승부를 벌였으나 후반 들어 급격하게 밀린 뒤 끝내 흐름을 돌리지 못하고 패배했다. 속절없이 개막 2연패를 맛봤다.
삼성생명으로선 해결사의 존재가 그리웠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까지 박정은 코치가 해결사 역할을 도맡았다. 박 코치는 여자농구 역대 최고의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였다. 득점이면 득점, 경기운영이면 경기운영, 수비면 수비. 못하는 게 없는 농구도사였다. 삼성생명은 박 코치가 은퇴하자마자 빈자리를 여실히 실감하고 있다.
▲ 박정은도 없고, 엠버 해리스도 없고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서 준우승했다. 예상 외의 선전이었다. 괴물용병 엠버 해리스의 존재감이 컸다. 해리스는 4강 플레이오프서 거함 신한은행을 격침하는 데 앞장섰다. 해리스의 존재로 여자농구 판도가 뒤흔들렸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WKBL 규정상 해리스를 다시 붙잡을 수 없었다. 해리스 역시 타 리그 진출을 위해 올 시즌엔 WKBL을 노크하지 않았다.
현재 WKBL 6개 구단 모두 외국인 해결사를 보유했다. 그러나 삼성생명 애슐리 로빈슨과 쉐니쿠아 니키그린은 모두 스코어러가 아닌 특색 있는 빅맨들이다. 삼성생명 역시 높이가 절대 아킬레스건인 상황. 외국인선수 제도가 2명 보유로 확대되면서 높이 보강을 포기할 순 없었다. 사실 지난 시즌 준우승으로 외국인선수 선발 순번이 뒤로 밀려 100% 만족스러운 지명은 아니었다.
박정은과 해리스 모두 없는 올 시즌. 삼성생명은 공격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2경기서 69점, 65점. 나쁜 페이스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해결사 김한별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여전히 100% 컨디션이 아니다. 고아라, 홍보람 등이 외곽에서 분전해주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다. 기량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다는 게 딜레마다.
▲ 해결사 부재, 세대교체 과제와 맞물린다
사실 삼성생명의 이런 문제는 진작에 터졌어야 했다. 지난 시즌만 해도 해리스가 없었다면 해결사 부재 문제가 대두했을 것이다. 박정은 코치도 지난해 현역 마지막 시즌엔 몸 상태가 너무나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리스의 맹활약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란 좋은 성적에 이런 문제점이 묻혔다.
삼성생명은 박 코치의 은퇴로 6개구단 중 가장 젊은 팀이 됐다. 그동안 삼성생명은 이미선, 박정은, 김계령 등의 존재로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가 가장 큰 게 문제였다. 과거 삼성생명을 빛냈던 베테랑들의 빛이 워낙 강렬했기에 표시는 나지 않았지만, 막상 그들이 퇴장하자 어두운 그늘이 보인다. 신예들의 성장이 더딘 것과 해결사 부재 문제도 상당한 연관관계가 있다. 젊은 선수들 중에서 공격 테크닉이 성장한 선수가 나와야 해결사 부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올 시즌 중, 하위권으로 분류된다. 물론 외국인선수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3강 플레이오프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해결사 문제, 장기적으로는 세대교체 완성이라는 숙원사업을 해결하지 못하면 의외로 침체는 오래갈 수도 있다. 더 이상 박정은 코치는 유니폼을 입고 뛰지 않는다. 박 코치의 아우라를 지우는 것. 그리고 새로운 해결사를 찾는 것. 올 시즌 삼성생명의 숙제다.
[박정은 코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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