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1라운드는 무엇을 남겼나.
FA 시장 1라운드가 폐장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FA 16인은 우선협상권을 가진 원 소속구단과 협상테이블을 차렸다. 결과는 예년과 비슷했다. 16명 중 절반을 살짝 넘는 9명이 원 소속구단과 재계약을 맺었다. 결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윤석민 외에 6명이 23일까지 타 구단과 협상에 들어갔다. 17일 아침 곧바로 정근우와 이용규의 한화행이 결정됐다. 24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진 모든 구단과 FA 협상이 가능하다.
▲ 템퍼링 금지, 야구계의 자체적인 노력
현재 FA 시장의 흐름을 보면 기간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FA들이 원 소속구단과의 독점협상기간에 타 구단과 은밀하게 접촉한다는 설이 파다하다. FA를 욕심내는 구단이 미리 손을 쓰는 것이다. 이른바 템퍼링이다. 선수 입장에선 은밀하게 타 구단의 오퍼를 받은 뒤 원 소속구단의 오퍼와 비교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입을 다문다. 이러면서 원 소속구단이 금액을 대폭 올리지 않으면 사인하지 않는다. 원 소속구단은 FA에 대한 우선협상 이득이 사실상 사라졌다. 울며 겨자 먹기로 몸값을 대폭 올려서 협상한다. 템퍼링 의혹으로 FA 시장 혼탁이 심화됐다.
템퍼링을 실제로 완벽하게 뿌리뽑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없고 근거도 찾기 어렵다는 게 골칫거리다. 원 소속구단이나 KBO가 해당 FA를 일일이 미행할 수도 없고 휴대전화나 이메일 사용 내역을 조사할 수도 없다. 결국 모든 야구인이 스스로 양심을 지키고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구단들은 우승 욕심, FA들은 돈 욕심 앞에서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9개구단 단장들은 지난 12일 KBO에서 비공식적인 모임을 가졌다. KBO가 공식적으로 소집한 모임이 아니었기에 공식 실행위원회는 아니었다. 어쨌든 이 자리에서 구단들은 템퍼링 금지를 강조하고 양심을 지키자고 했다. 그 결과 이번 FA 시장에선 템퍼링 의혹이 줄었다는 말도 들렸다. 한 야구인은 “FA 몸값이 너무 올라가서 구단들이 템퍼링 자제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 FA-원 소속구단 우선협상의 딜레마
일부 전문가들은 몸값 과열의 원흉인 템퍼링 의혹을 없애려면 FA와 원 소속구간의 우선협상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FA 시장이 개장하면서 곧바로 모든 구단이 공정한 경쟁을 시작하면 템퍼링 의혹이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실제 KBO와 9개구단 단장들도 지난해 몇 차례 논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기존 규정이 유지됐다.
한편으로 KBO는 FA와 원 소속구단의 우선협상기간 제도가 폐지되고 FA 시장 개장과 동시에 전 구단 동시협상을 허용할 경우 FA 시장이 더욱 과열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FA 시장이 개장되자마자 FA가 “어느 구단에선 얼마 주기로 했다”라고 큰소리를 치면 기하급수적으로 몸값이 올라가고 구단들이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금은 템퍼링 금지 조항이 있기 때문에 FA들이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에서 대놓고 타 구단과의 협상 내용을 토대로 압박전술을 펼치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어쨌든 이는 FA 시장에서 엄청난 딜레마다. 원 소속구단과 FA 우선협상기간이 있어도, 없어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지금의 FA 몸값 과열은 분명 큰 문제다. 구단간, 선수들간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된다. 모기업에서 조달 받는 1년 예산 3~400억원에서 파이를 나누는 국내 야구 실정에서 전체 몸값 7~80억, 1년에 10~20억을 FA 1명에게 투자해야 하는 시장 흐름은 분명히 구단들에 부담스럽다.
하지만, FA들의 몸값을 인위적으로 지나치게 억눌러도 문제다. 그럴 경우 직장 이전의 자유를 주는 FA 본연의 의미가 사라지고 이적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 몇 년 전 FA 시장에서 파리만 날렸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적정선이 필요한데, 참으로 애매하다. 몇 년 째 표류중인 에이전트 제도 도입 등 FA 제도를 투명한 방향으로 이끄는 묘수가 필요하다.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