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서귀포 강산 기자] "욕 먹을 각오는 돼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정근우-이용규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성공한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의 한 마디다.
FA 영입, 트레이드 등으로 전력을 보강하게 되면 감독들의 부담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좋은 성적을 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더 큰 비난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부담감은 항상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며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무리훈련 지휘를 위해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김 감독은 17일 서귀포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FA 정근우와 이용규에 초점이 맞춰진 건 당연했다.
한화는 17일 오전 정근우와 4년 70억원, 이용규와 4년 67억원에 각각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내부 FA 3인(이대수 한상훈 박정진)까지 포함해 총 178억원을 들여 FA 5명을 잡았다. 전력 유출만 가득했던 지난해와 전혀 다른 행보. 김 감독도 "춤이라도 한 번 추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선수 영입에 따른 부담감이 없을 리 없다. 게다가 김 감독은 두 선수에게 직접 전화해 "함께 하자"는 뜻을 전달할 정도로 의지를 보였으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는 "부담감은 항상 안고 가야 한다"며 "지면 더 욕 먹는 게 당연하다. 그런 생각하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야구 정서상 팀이 지게 되면 팬들은 대부분의 책임을 감독에게 돌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감독 자리를 '독이 든 성배'라고도 표현한다.
김 감독은 "전력이 보강되면 감독은 무조건 편한 것이다"며 "욕 먹을 각오는 돼 있다. 그래도 풍부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감독은 행복한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42승 85패 1무, 승률 3할 3푼 1리로 최하위(9위)에 처진 한화로서는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 수비를 겸비한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영입에 성공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김 감독도 "정근우와 이용규는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라고 칭찬했다.
잔류를 택한 이대수, 한상훈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했다. 김 감독은 "내부 FA 선수들도 살아남아야 한다"며 "처음부터 경쟁을 노리고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한 건 아니다"면서도 "둘의 영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반색했다.
"욕 먹을 각오는 돼 있다"는 김 감독, 올해 팀 성적이 좋다면 그럴 일은 없어 보인다. 일단 전력 보강조차 없이 시작한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의욕이 넘쳐 보였다. 올해 한화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응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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