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FA 거포' 최준석의 행선지가 정해졌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4번타자로 맹활약한 최준석은 FA를 선언했고 결국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롯데는 18일 최준석과의 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4년 총액 35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로써 최준석은 친정팀으로 컴백하게 됐다. 2001년 롯데에 지명을 받고 입단한 최준석은 '거포 유망주'로 관심을 모았으나 2006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최준석은 롯데에서 피우지 못한 잠재력을 두산에서 폭발시켰다. 2010년에는 홈런을 20개 이상 터뜨리면서 3할 타율도 기록하는 정확도까지 선보였다.
롯데에서 두산, 그리고 다시 롯데로 돌아간 최준석의 행보는 홍성흔과 닮았다. 홍성흔은 1999년 두산에서 데뷔했고 2008시즌 후 FA를 선언하고 롯데에 입단했다. 롯데에서 4시즌을 보낸 홍성흔은 FA 재자격을 취득한 뒤 두산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롯데는 '두산 출신 FA'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04년에는 FA 시장에서 정수근과 이상목을 동시에 영입하는 '이변'을 연출, 세간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짠돌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암흑기를 전전하던 롯데의 투자는 이변 그 자체였다.
정수근은 6년 총액 40억원이란 파격적인 조건에 롯데에 입단했으나 두산 시절 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야구장 밖에서는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2008년에는 '자율야구'를 추구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찰떡궁합'을 맞추는 듯 했으나 역시 사고를 저지르는 바람에 롯데의 가을야구를 함께 하지 못했다.
비록 롯데는 정수근과 '해피엔딩'을 이루지 못했지만 2009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홍성흔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롯데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특히 2010년에는 생애 최다 홈런과 타점을 경신하는 놀라운 타격을 보여줬다.
그러나 홍성흔은 지난 해를 마지막으로 롯데를 떠났다. 결과는 두산으로의 유턴이었다. 롯데는 홍성흔의 공백으로 중심타선에 균열이 생겼다. 올해는 홈런 11개를 터뜨린 손아섭이 팀내 최다 홈런으로 기록될 정도였으니 '거포난'에 시달린 롯데였다. 롯데의 공격력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화끈했던 '공격 야구'도 사라졌고 이는 곧 팀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롯데가 중심타선, 그리고 공격력 강화를 위해 선택한 것은 바로 최준석이었다. 올해는 정규시즌에서 홈런 7개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만 홈런 6방을 몰아치는 괴력을 선보였고 이는 최준석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촉매제가 됐다.
최준석은 올해 두산의 두꺼운 야수층 속에서 많은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롯데에서는 풀타임 출전이 가능할 전망. 내년에 홈런 20개 이상만 터뜨려준다면 롯데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아직까지 30홈런도 기록한 적이 없는 선수에게 '거포'란 칭호가 어색할 수도 있지만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활약은 완벽한 거포의 모습이었다. 특히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는 괴력을 선보였는데 그것도 좌측으로 한방, 우측으로 한방씩 터뜨렸다. 어떤 선수라도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것이었다. 투수나 타자나 최고의 집중력을 뽐내는 한국시리즈이기에 최준석의 장타쇼는 더욱 빛났다.
롯데는 한때 이대호, 홍성흔, 카림 가르시아 등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한 공포의 타선을 갖고 있었다. 최준석을 영입하고 외국인타자도 합류하게 될 롯데 타선은 지난 시즌보다는 화끈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두산 출신 FA' 최준석은 롯데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까. 최준석의 활약이 롯데가 부활하는데 있어 열쇠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롯데에 입단한 최준석의 두산 시절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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