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제는 어엿한 넥센 주축 선수로 거듭났다.
문우람(넥센 히어로즈)은 넥센의 복덩이, 그 자체다. 2011년 신고선수로 입단한 그는 지난해 1군 적응을 거친 뒤 올시즌에는 69경기에서 뛰었다. 타율 .305 4홈런 28타점 2도루 41득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긴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팬들에게 남긴 인상은 69경기 출전, 그 이상이었다. 타격이면 타격, 수비면 수비까지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근성있는 플레이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강렬한 눈빛으로 타석에 서 있을 때와 달리 평소 문우람은 장난기 많은 청년이다. 이렇듯 반전 매력을 갖춘 문우람을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만났다.
▲ 2013시즌, 문우람
-연일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작년보다 인터뷰도 많고 찾는 분들도 많다. 새삼 달라진 것을 느낀다"
-한 시즌을 돌아본다면?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 1군에서 경기 많이 뛴 것은 처음이다. 포스트시즌도 뛰어보고 처음으로 해보는 것이 정말 많았다. 이런 것들이 좋은 경험이 되고 발판이 돼서 내년에는 조금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을 바라보게 해준 한 해다"
-비록 규정타석은 들지 못했지만 타율 3할을 달성했다. 상당한 의미가 있을 듯 하다
"3할 쳤다는 것에 대한 의미가 엄청 크다. 3할을 치다보니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3할 밑으로 떨어지기 싫었다"
-포스트시즌도 경험했다
"공 하나에 대한 호응이라든지, 내가 안타 쳤을 때 바라보는 시선들이 달랐다. 페넌트레이스 때 보다 몇 배는 강하게 느꼈다.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느껴졌다. 페넌트레이스 보다 재미있었다. 야구할 맛도 나고 새로운 야구가 보였다"
-다만 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 뒤 3패를 당해 아쉬움도 남았을 듯 하다
"다른 사람들은 '처음 진출한 팀인만큼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내년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가을야구에 진출해서 좋은 경험을 했다. 내년에는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도 뛰어보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홈런 때(7월 5일 LG전)다. 2군에서는 홈런을 때려봤지만 올해 6월까지는 한 개도 치지 못했다. 부모님이 내가 1군에 올라왔을 때 '홈런 한 번 쳐봤으면 좋겠다'로 얘기하셨는데 치는 순간 정말 좋아하실 모습이 떠올랐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엄마, 아빠, 누나가 얼마나 좋아했을지 느껴졌다"
▲ 야구선수, 문우람
-올시즌 활약에 대해 부모님도 뿌듯해 하실 것 같다
"부모님께서 항상 멋진 아들이라고, 고맙다고 해주신다. 그런 말 들으면 더 힘이 난다. 야구를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보람도 있다"
-예전 신고선수 시절을 생각한다면 꿈 같은 시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신고선수로 들어왔을 때(2011년)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군에서 경기도 많이 뛰고 프로에 들어온지도 3년이 됐다. 올해 1군에서 뛰면서 어려웠던 순간을 잊게 되는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프로에 들어왔고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생각했다"
-야구는 어떻게 처음 시작하게 됐는지
"광주에 살다가 화순으로 이사 갔다. 화순 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는데 운동장에서 야구부가 먼지 날리면서 줄 맞춰서 뛰고 있었다. 이 모습이 왠지 멋있어 보였다. 야구부에 가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부모님도 허락 하셨다.
근데 나는 돈 내고 하는게 아니라 클럽 활동 식으로 하는 것인 줄 알았다. 한 달 다니다 보니 회비가 나오더라. 아빠가 그것을 알고 '그만둬라'고 하셨지만 나는 계속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대신 공부도 같이 하라고 하셨다. 때문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까지는 집에서 학습지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성적은 잘 나오지 않았다(웃음)".
-경기장에서 보면 언제나 밝은 모습인 것 같다
"원래 장난기가 많다. 항상 웃으면서 선배님들이나 코칭스태프 분들을 대하다 보니 더 애정을 주시는 것 같다. 잘 챙겨주시고 장난도 많이 치신다"
-마인드 역시 긍정적인 것 같다
"원래는 생각이 많다. 물론 항상 그럴 수는 없지만 되도록 쉽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리고 즐기는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이긴다고 하지 않는가. 매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 내년 목표 역시 올해처럼 형들과 재미있는 야구를 하면서 안 다치는 것이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저 선수는 항상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또 근성있는 선수로도 기억되고 싶다"
[넥센 문우람. 사진=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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